이강인(오른쪽)이 1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튀니지와의 A매치 친선경기에서 한국이 1-0으로 앞서던 후반 12분 2번째 골을 터트리고 있다. 뉴스1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멀티골을 터트린 이강인(22·파리 생제르맹)의 원맨쇼를 앞세워 A매치 2연승을 거뒀다.
한국은 1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튀니지와의 A매치 친선경기에서 4-0 완승을 거뒀다. 지난달 13일 영국 뉴캐슬에서 열린 사우디아라비아전에서 1-0으로 이기며 부임 후 6경기 만에 첫 승을 신고한 클린스만 감독은 이날 자신의 평소 철학이라고 밝혀 온 ‘공격축구’로 두 번째 승리를 거뒀다. 클린스만 감독 부임 이후 한국이 안방에서 거둔 첫 승리이기도 하다.
이날 승리의 주역은 ‘슛돌이’ 이강인이었다. 주장 손흥민(31·토트넘)이 컨디션 문제로 벤치를 지켰고 경기를 준비하던 도중 황인범(27·즈베즈다)까지 허벅지 이상으로 급히 교체된 상황에서 손흥민이 맡아온 ‘프리롤’ 역할을 한 이강인은 후반전부터 잠재력을 터트리기 시작했다.
A매치 첫 골을 신고한 이강인은 물 만난 물고기처럼 그라운드를 휘저었다. 후반 12분 이강인은 첫 ‘필드골’까지 성공했다. 페널티지역 오른 코너 안에서 상대 수비수와 경합하다가 흐른 공을 잡은 이강인은 골문을 등지고 있다 돌아서며 왼발 슛을 때려 추가골에 성공했다.
경기 후 팬들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하는 이강인. 뉴시스
최근 막을 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5경기에 출전해 무득점으로 아쉬움을 삼켰던 이강인은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결승전(7일) 이후 6일 만에 치러진 A매치에서 멀티골을 성공하며 아쉬움을 달랬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9위인 튀니지는 지난해 카타르 월드컵에서 1승 1무 1패를 기록한 만만치 않은 팀이다. 조별리그에서 탈락했지만 3경기에서 1점만 내줬고 카타르 월드컵에서 준우승한 프랑스에게 1-0 승리를 거뒀을 정도로 전력이 탄탄했다. 하지만 이날 이강인에게 무너졌다.
손흥민을 대신해 주장 완장을 차고 풀타임을 소화한 김민재(오른쪽). 뉴시스
손흥민을 대신해 이날 주장완장을 찬 김민재(27·바이에른 뮌헨)는 견실한 수비뿐 아니라 후반 22분 한국의 3번째 골에도 관여하는 등 맹활약했다. 코너킥 상황에서 오른쪽 코너에서 이강인이 띄운 공이 김민재의 머리를 맞고 골망을 갈랐지만 튀니지 수비수의 발을 맞고 들어간 게 확인돼 자책골로 기록됐다.
경기 후 선수들은 그라운드 곳곳을 돌며 관중들에게 인사했고, 클린스만 감독도 코칭스태프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며 승리를 자축했다.
한국은 17일 오후 8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베트남과 10월 두 번째 A매치 친선경기를 치른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