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대만 타이난에서 열린 전국체전 롤러스케이트 1000m 경기에서 황위린(왼쪽)은 결승선을 앞두고 세리머니하다 자오쯔정 선수에게 0.03초로 역전당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롤러스케이트 남자 3000m 계주에서 세리머니 하던 한국 대표팀을 제치고 발을 뻗어 넣어 금메달을 가져갔던 대만 선수가 자신도 똑같은 행동으로 역전패 당했다.
14일 금일신문 등 대만 매체에 따르면 전날 대만 타이난에서 열린 대만 전국체전 롤러스케이트 남자 1000m 결승전에서 ‘데자뷔’ 같은 상황이 펼쳐졌다.
하지만 뒤따르던 선수가 왼발을 쭉 내밀어 황위린을 역전했다. 1위(1분27초202)와 2위(1분27초172)의 차이는 0.03초에 불과했다.
역전한 선수는 항저우에서 황위린과 함께 3000m 계주를 뛴 자오쯔정이었다.
정철원 선수(오른쪽)와 황위린. (KBS 갈무리)
놀라운 건 황위린은 항저우에서 한국팀에 굴욕을 안겼던 대역전극의 주인공이라는 점이다.
당시 한국팀의 마지막 주자 정철원은 결승선 앞에서 승리를 확신한 듯 두 팔을 번쩍 들어 세리머니를 펼쳤다. 그러나 끝까지 뒤따라와 왼발을 쭉 내민 황위린에 0.01초 차이로 금메달을 내주고 말았다. 뼈아픈 교훈이었다.
경기 후 황위린은 “코치님께서는 항상 침착하고 앞에 무엇이 있는지 보라고 하신다”며 “상대(한국)가 축하하고 있는 장면을 봤다. 난 그들이 축하하는 동안 여전히 내가 싸우고 있었다는 사실을 말해주고 싶었다”는 소감을 전했다.
금일신문은 “이번 역전 쇼는 황위린이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땄을 때 말한 소감을 떠올리게 한다”며 황위린은 자기가 뱉은 말을 스스로 증명했다고 지적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