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배드민턴 2관왕이 된 안세영 선수가 쏟아지는 광고와 방송 출연 요청을 고사하는 글을 올려 잔잔한 감동을 던졌다. 안 선수는 최근 SNS에 “정말 많은 방송 출연, 인터뷰, 광고가 들어왔다”며 “여러분이 아는 안세영은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그저 평범한 운동선수일 뿐”이라고 썼다. 그러면서 “메달 하나로 특별한 연예인이 된 것도 아니고 … 묵묵히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수많은 선수와 같은, 선수 안세영”이라고 했다. 안 선수는 아시안게임 여자 단식 결승전 때 생긴 무릎힘줄 파열을 치료하고 재활 훈련을 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2002년생 스물한 살인 안 선수의 이런 선택은 인기와 명성, 그에 따른 경제적 이익에 큰 가치를 두는 세상 흐름과는 다른 것이다. 운동선수로서 품은 더 큰 목표가 있음을 밝히는 동시에 성실히 노력하는 어른스러움을 보여준 것이다. 내 몫은 더 챙기고, 손해는 안 보는 것을 당연시하는 어른들을 부끄럽게 만들고 있다.
안 선수가 부상 투혼 끝에 안겨준 승리의 감동은 거저 만들어진 게 아니다. 15세 중학생으로 국가대표가 된 뒤에도 훈련장에서 흘린 땀과 눈물의 결과다. 그는 과거 인터뷰에서 “국가대표 선수촌에서 외로울 땐 별이 많이 떠 있던 밤하늘을 보면서 혼자 울기도 했다”고 기억했다. 몸을 던져 수비하는 안 선수의 까지고 멍든 검은 무릎이 많은 걸 말해준다. 혹독한 훈련을 견뎌내며 안 선수가 마음에 새긴 무언가가 방송과 광고 출연 요청을 마다할 수 있는 힘을 줬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