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현안 관련 기자회견 도중 채상병 사망사건과 서이초 교사 사망사건 관련 발언을 하며 눈물을 훔치고 있다. 2023.10.16 뉴스1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는 16일 국회를 찾아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오늘의 사자성어는 결자해지다. 여당 집단 묵언수행의 저주를 풀어달라”고 했다. 이 전 대표는 기자회견 중간중간 말을 잇지 못하고 눈물을 닦아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부총질이라는 단어를 쓰면서 여당 내에서 자유로운 의견을 표출하는 것을 막아 세우신 당신께서 스스로 그 저주를 풀어내지 않으면 아무리 자유롭게 말하라고 바뀌었다 해봤자 사람들은 쉽게 입을 열지 않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전 대표는 기자회견 후 질의응답에서도 “윤 대통령께서 지금의 정책 기조와 국정 기조를 바꾸지 않고 선거에서 이길 방법이 있으면 저라도 그렇게 하고 싶었을 거다. 차라리 김기현 대표한테 그렇게 하자고 조언했을 것”이라며 “아무리 생각해도 보이지 않는데 어떡하나”라고 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목이 메는듯 여러 차례 말을 멈췄고, 휴지를 건네받아 눈물을 닦으며 말을 이어갔다.
그는 “이미 몇 번 이 자리에 서서 우리가 대선 때 국민에게 약속했던 모습을 지키지 못하면 안 된다고 양두구육을 이야기한 적이 있다”며 “국정 운영의 방식이 엄석대처럼 투박하지 않기를 바랐고, 간신배들의 아첨 속에 대통령께서 벌거숭이 임금님과 같이 되지 않기를 기대했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어제 의총에서 많은 사람이 의견을 이야기했다고 한다. 그런데 모든 분들이 꼭 해야 하는 말은 하지 않았다”며 “이렇게 민심의 분노를 접하고 나서도 대통령의 국정운영 기조가 바뀌어야 된다는 이야기를, 당은 더는 대통령에게 종속된 조직이 아니라는 말을 하는 것이 그렇게도 두려운가”라고 지적했다.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언급하며 “80이 넘는 나이의 김종인 위원장이 무릎을 꿇으면서 시작한 전라도에 대한 진정성 있는 움직임이 우리당 의원 전원의 5.18 기념식 참여라는 파격을 넘어 완전한 꽃을 피우지 못했는지 성찰하자”고 말하기도 했다.
다만 ‘탈당 생각도 있냐’는 질문에는 “저는 누가 인정하든 하지 않든 윤석열 정부 탄생에 책임이 있고 노력했던 사람”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적어도 보수정권이 이러지는 않았으면 좋겠단 생각에 기자회견을 하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한편 이 전 대표는 안철수 의원이 자신에 대해 내부 총질한다고 비판하며 당 윤리위원회에 제소한 것에는 “저는 아픈 사람은 상대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