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법원 국감…신원식 "박정훈 진술 일방적 주장…수사·재판서 진실 드러날 것"
여야는 16일 군사법원을 대상으로 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해병대 채 상병 사망사건 수사 외압 의혹과 경찰 이첩을 두고 공방을 벌였다.
여당은 해병대 수사단의 조사 및 민간 경찰 인계과정에서 불거진 박정훈 전 수사단장(대령)의 항명 혐의를 부각했고, 야당은 채 상병 사건의 수사 외압 논란을 집중적으로 추궁하며 특검법 필요성을 강조했다.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수사의 외압이라고 하는 것은 수사에서 중요 사실관계를 빠뜨리도록 압력을 가하는 것인데 사실관계(수사기록) 모두가 (경찰에) 넘어갔다”며 “단지 이첩 보류를 했다는 것만으로 외압이라고 주장하는 민주당의 비상식적인 주장은 이제 그만둬야 한다. 선동에 가깝다”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채 상병 순직 사건 수사과정에 대통령실의 개입 의혹이 있다며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고 공세를 폈다. 채 상병 수사 외압 특검법은 야당 주도로 지난 6일 본회의에서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 대상으로 지정됐다.
이탄희 의원은 김병주 의원이 신원식 국방장관 후보자 청문회 때 박 대령의 메모를 공개한 것을 거론하면서 “당시 문건을 보면 ‘VIP’라는 표현이 있다. 안보실에서 VIP에게 보고했고, 지시해서 피의자를 빼라는 메모”라고 말했다.
같은 당 권칠승 의원도 “VIP가 격노해 국방장관과 통화 후 이렇게(이첩 보류) 됐다고 박 대령이 (김계환) 해병대사령관에게 직접 들었다고 말한다”고 부연했다.
이에 대해 신 장관은 “박 전 수사단장은 진술이 계속 바뀐다. VIP 격노 문제는 관련자들이 다 부인했다. 박 대령의 일방적 주장에 불과하다”며 “수사·재판을 통해 진실 여부가 드러날 것이다”고 반박했다.
박범계 의원은 박 대령에게 청구된 구속영장이 기각된 것을 거론하며 군의 특수성을 감안하면 현역 군인을 상대로 한 구속영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건 상당히 이례적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정부와 여당이 수사를 막아 세우는 것을 넘어 집단 린치를 하고 있다고 말했는데 사실상 집단 테러”라고 힐난했다.
앞서 박 대령은 지난 7월19일 집중호우 실종자를 수색하던 중 급류에 휩쓸려 순직한 채 상병 관련 수사 결과를 같은 달 30일 이종섭 국방부 장관에게 보고했다. 임성근 해병 1사단장을 비롯한 관련자 8명에 대해 과실치사 혐의를 적시해 민간 경찰에 이첩하겠다는 내용이다.
당시 이 장관은 수사 결과 보고서에 서명했지만, 다음날 수사 결과를 경찰에 이첩하지 말라고 번복한 것으로 알려지며 외압 의혹이 제기됐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