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ENM 제공
15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 서부 교외 낭테르에 있는 유럽 최대 공연장 ‘파리 라데팡스 아레나’ 앞에서 만난 스페인 여성 미레이아 페오 씨는 “K팝을 통해 한국 문화를 잘 이해하게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K팝 가수들이 연습생 때부터 부단히 노력해 데뷔해서 인기를 얻기까지 지켜보면서 근면하고 성실한 한국인 문화를 알게 됐다는 얘기다. CJ ENM이 이날 개최한 K팝 차트 프로그램 ‘엠 카운트다운’ 첫 유럽 공연을 보러 스페인에서 비행기로 두 시간을 날아왔다는 페오 씨는 “강렬한 춤과 노래, 시각적 효과를 보며 한국 문화가 강렬하고 창의적이란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이날 공연장을 가득 채운 관객 2만2000여 명은 공연 3시간 동안 저마다 응원하는 K팝 아이돌의 응원봉 조명을 알록달록하게 켜서 흔들며 ‘떼창’을 하고 포인트 안무를 따라했다. 공연에서는 싸이를 비롯해 NCT 드림, 몬스타엑스 유닛인 셔누X형원, 샤이니 태민 등 10개 팀이 무대에 올랐다.
이날 모인 K팝 팬들은 아이돌을 통해 한국 문화는 물론, 지방 도시도 속속들이 알고 있었다. 이번 공연이 2030년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를 기원하는 취지를 담았다고 하자 프랑스 대학생 리오르 리멘스 씨는 “BTS 멤버 지민과 정국이 부산 출신이라서 부산을 잘 안다”며 웃었다.
프랑스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도 K팝은 일시적 유행이 아니라 안정된 장르로 보고 있다. CJ ENM과 이번 공연을 함께한 프랑스 엔터테인먼트 업체 AEG 아르노 미어스만 상무는 “유럽에서 가장 큰 K팝 시장인 프랑스에서는 이제 음악을 넘어 문화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며 “K팝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기에도 프랑스에서 성장했을 정도로 성숙한 장르로 자리 잡았다”고 소개했다. 그는 “현지 대형 미디어를 통해 K팝이 더 알려지면 온라인 중심 팬덤이 더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