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의 빅딜’로 불린 마이크로소프트의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 절차가 마무리됐다. 미국과 영국 규제 당국이 제동을 걸면서 한때 무산 가능성까지 거론됐지만, 법적 공방을 벌이고 인수 조건도 바꾸는 우여곡절 끝에 무사히 마침표를 찍게 됐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 13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공식 서류에서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필 스펜서 마이크로소프트 게이밍 CEO도 이날 개인 SNS에서 “액티비전 블리자드, 킹이 엑스박스 팀에 함께하게 된 것을 공식적으로 환영한다”고 적었다.
출처=마이크로소프트
마이크로소프트는 앞선 지난해 1월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687억 달러(약 93조 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었다. 게임업계는 물론이고, 정보통신(IT) 분야를 통틀어 사상 최대 규모다. 액티비전 블리자드는 ‘콜 오브 듀티’, ‘워크래프트’ 등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끄는 게임 지식재산(IP)을 대거 보유한 북미 대표 게임사다. ‘캔디 크러쉬 사가’로 유명한 캐주얼 게임 개발사 킹 또한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자회사다.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 또한 지난해 말 경쟁 저하 우려를 이유로 마이크로소프트가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하는 걸 막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올해 6월에는 인수 절차를 일시 중단해달라는 가처분도 신청했다.
하지만 FTC의 가처분 신청과 항고가 미 법원에서 연달아 기각되고, CMA가 재검토 의사를 밝히면서 기류가 바뀌기 시작했다. 이에 마이크로소프트가 새 인수 조건을 내세워 CMA의 마음을 돌렸다. FTC 또한 행정절차 소송 절차를 중단하면서 약 21개월 동안 이어진 인수 과정이 마침내 마무리됐다.
마이크로소프트가 CMA에 내건 새 인수 조건은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게임을 클라우드로 서비스할 권리를 유럽 내 최대 게임사인 유비소프트에 매각하는 내용이다. 유비소프트는 지금까지 발매된 액티비전 블리자드 게임에 더해 향후 15년간 출시되는 게임을 자사 게임 구독 서비스에 클라우드로 선보일 수 있는 권리를 영구적으로 얻게 된다. 유비소프트 또한 '유비소프트 플러스(Ubisoft+)'라는 자체 게임 구독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유비소프트의 게임 구독 서비스인 \'유비소프트 플러스(Ubisoft+)\' / 출처=유비소프트
마이크로소프트의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가 완료됨에 따라 마이크로소프트의 게임 사업은 큰 탄력을 받게 됐다. 특히 최근 ‘레드폴’, ‘스타필드’, ‘포르자 모터스포츠’ 등 플랫폼을 견인해야 할 산하 개발사의 독점 작품들이 연달아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를 받은 상황이라, 이번 인수로 반전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다만 액티비전 블리자드 측은 ‘디아블로4’ 같은 최신작이나 출시 예정인 ‘콜 오브 듀티: 모던워페어3’를 연내 게임패스에 당장 추가할 계획은 없다고 지난 10일 밝힌 바 있다.
IT동아 권택경 기자 tk@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