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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억원 로댕作 ‘칼레의 시민’…“잃어버린 1명을 찾습니다”

입력 | 2023-10-17 12:12:00

英 글래스고 박물관 "1949년 야외 전시에서 훼손"
운영 단체 "훼손된 조각품 찾지 못한 상태"
로댕 작품 관리위원회 "수치스러운 일"




영국 스코틀랜드에 있는 글래스고 박물관들이 350만 유로(약 50억원) 가치가 있는 프랑스 유명 조각가 오귀스트 로댕 조각품 일부를 찾지 못하고 있다.

16일(현지시간) 영국 BBC, 가디언에 따르면 글래스고 박물관 관계자는 1901년에 구입한 ‘칼레의 시민(Les Bourgeois de Calais)’ 작품의 석고 버전 일부가 분실 상태라고 밝혔다.

이 석고상은 로댕의 또 다른 작품인 성 요한의 동상과 함께 1949년 글래스고에 있는 켈빈그로브 공원에서 열린 야외 조각전에 전시됐다.

박물관 관계자들은 ‘칼레의 시민’이 전시회 기간에 일부 훼손된 것으로 보이며, 훼손된 부분은 현재까지 행방이 묘연하다고 전했다.

로댕의 작품을 알리고 목록화하는 파리 소재 위원회 ‘코미테 로댕’에 따르면 작품에서 분실된 부분은 ‘칼레의 시민’ 중 한 명인 장 데르를 나타낸 2m 조각상이다.

이 도시에 있는 박물관들을 운영하는 단체인 ‘글래스고 라이프’는 훼손된 조각품이 현재 ‘위치불명’ 상태로 등록돼 있다고 확인했다.

코미테 로댕의 제롬 르 블레이 위원장은 이 사태에 대해 “예술 작품을 잃어버릴 때 우리 인간성도 조금 잃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또 “박물관들이 10만 점 이상의 작품을 갖고 있어 물건들이 배송 중에 분실되기도 한다. 또 전쟁으로 파괴되기도 한다. 이런 일은 삶의 일부분이다. 그러나 단순히 잘못 관리하여 작품을 잃어버리면 이는 완전히 수치스러운 일이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오늘날 ‘칼레의 시민’ 석고 버전 작품의 가치가 350만 유로(약 5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글래스고 라이프의 대변인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20년 동안 분실 작품을 찾으며 재고 조사도 실시했다고 밝혔다.

대변인은 “글래스고 박물관 컬렉션이 1860년대 설립된 이후 기록, 목록화, 관리 과정이 크게 개선됐다”며 “지난 20년간 글래스고의 주요 박물관 자본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소장품의 보관도 개선됐다”고 전했다.

‘칼레의 시민’은 중세 후기 잉글랜드와 프랑스 사이에 벌어진 백년전쟁에서 잉글랜드군에 포위된 프랑스 칼레 시를 구하기 위해 나선 여섯 시민을 기리기 위해 만들어졌다.

로댕은 프랑스 법에 따라 ‘칼레의 시민’을 석고와 청동 버전으로 제작할 수 있었다. 실물 크기의 청동상은 현재 영국 런던의 국회의사당 정원에 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