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숨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6세 소년 유세프(오른쪽)와 병원에서 다른 부상자를 돌보다 아들의 사망 소식을 들은 유세프의 아버지 겸 팔레스타인 의사 모하메드 아부 무사 씨. 영국 itv 방송 캡처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기습 공격에 대한 이스라엘군 보복 공습으로 가자지구 사망자가 17일(현지 시간) 2800명을 넘어서면서 안타까운 사례들이 속속 알려지고 있다.
16일 영국 itv 방송에 따르면 가자지구 한 병원 응급실에서 근무하던 팔레스타인 의사 무함마드 아부 무사는 집에 폭탄이 떨어져 부상을 입고 이송된 자신의 부인과 자녀들을 만났다. 얼굴이 피와 흙먼지로 뒤덮인 자녀 2명을 황급히 치료하던 그에게 부인이 “(막내) 유세프를 찾아달라. 무너진 건물에서 구조됐을 때 아들 얼굴이 피범벅이었다”고 울부짖었다.
아들 소식을 수소문하다가 동료 의료진 손에 이끌려 영안실을 찾은 무사는 여섯 살배기 유세프 시신을 확인했다. 무사는 itv에 “병원에서 일하던 중 집 방향에서 폭탄 터지는 소리를 들었다”며 “사상자가 발생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불길한 예감이 들었는데 결국 아들을 잃었다”고 황망해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가자지구 북부 병원에서 임신 합병증 치료를 받다가 남부로 대피한 한 여성은 이날 어느 무너진 병원에서 쌍둥이 자매 누하와 파틴을 낳았다. 하지만 의약품은 물론이고 물도 부족해 가족들이 생수를 찾으러 도시를 뒤지고 있다.
가자지구 팔레스타인 보건당국은 16일 밤에서 17일 새벽 사이 적어도 71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알자지라는 공습을 받은 남부 라파, 칸유니스, 데이르알발라에서 발생한 사망자 중 다수는 이스라엘군 통보에 따라 가자지구 북부에서 피란 온 사람들이라고 전했다.
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