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정원 증원 예고에 의사 단체 ‘강력 반발’의사단체가 정부의 국내 의과대학 정원 확대 방안 추진에 단순히 수를 늘려서는 필수의료 공백 사태를 막을 수 없다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사진은 16일 서울 시내 한 대학교 의과대학의 모습. (사진=뉴스1)
19일 의대 정원 확대 발표를 예고했던 정부가 확대 방향만 밝히고 구체적인 증원 규모는 공개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한다. 정부의 의대 증원 발표를 앞두고 당초 거론됐던 300∼500명대를 훌쩍 넘어 1000명 이상 늘리는 방안이 유력하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그런데 발표에 임박해 전문가와 정부 내에서도 의견이 나뉘어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또 다른 얘기가 나오는 것이다. 17년간 동결된 의대 정원을 늘리는 사안의 중대성에 비해 정책을 다루는 모양새가 너무 가벼운 것 아닌가.
의사 수를 늘려야 하는 이유는 통계 수치를 들먹이지 않아도 아파서 병원에 가 본 사람들은 다들 체감하고 있다. 하지만 의사를 얼마나 늘리는 게 적정한지 판단하는 일은 전문가의 영역이다. 출산율이 급감하고 고령자가 급증하는 인구 구조 변화를 모두 감안해 의료 수요를 예측해야 하고, 예측된 의료 수요와 의사 교육 인프라를 고려해 매년 어느 정도 증원할지 정해야 하며, 의사 양성에 최소 10년이 걸리는 동안 당장 필수의료와 지방의료 공백은 어떻게 메울 것인지 대책도 세워야 한다. 보건복지부가 의정(醫政)협의체와 의사인력전문위원회를 구성해 의사 증원 방안 등을 논의해 온 이유다.
그런데 의대 증원 발표를 앞두고 갑자기 ‘1000명’이라는 숫자가 튀어나왔다. 고령화로 2035년이면 의사 수가 1만 명 부족할 것이라는 전망 외에는 왜 1000명인지 근거도 없었다. 대통령이 복지부 장관의 보고를 받고 1000명 이상으로 주문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을 뿐이다. 당장 의사단체들이 정부가 일방적으로 밀어붙인다며 강경 대응을 예고하고 나섰다. 전국 40개 의대는 학생들이 갑자기 늘어나면 교육의 질이 떨어져 환자들에게 피해가 간다고 우려하고, 이공계는 의대 쏠림으로 다른 과학 기술 분야 교육이 초토화될 것이라며 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