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서 회고전 1938년 동아일보 입상작 첫 공개… 사라졌다 日서 발견된 ‘가족’ 마지막 작품 ‘까치와 마을’도… 60년 미술인생 시기별 총망라
장욱진(1917∼1990)은 작고 소박한 그림을 그린 화가로 잘 알려져 있지만, 국립현대미술관에서 그의 회고전이 열린 적은 없었다. 2014년 개관한 경기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에서 여러 차례 기획전이 열렸고, 2017년에는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과 가나아트센터에서 탄생 100주년 기념전이 개최됐다.
서울 중구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에서 지난달 14일 개막한 첫 장욱진 회고전 ‘가장 진지한 고백’은 그간 축적된 장욱진 연구와 전시를 되짚는다. 1920년대 학창 시절부터 1990년 작고 때까지 60여 년간 시기별 장욱진의 미술 활동을 총망라했다. 국립현대미술관과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이 공동 주최하는 이번 전시는 유화 먹그림 판화 삽화 등 270여 점으로 구성됐다. 전시 준비 과정에서 밝혀진 장욱진에 관한 새로운 사실들도 알 수 있다.
● “그림 그리기를 밥보다 즐겨”
장욱진은 스물한 살이었던 1938년 10월 조선일보 주최 공모전에서 수상한 사실이 잘 알려져 있는데, 이전에도 최소 네 차례 유명 학생작품전에서 입선과 수상을 한 것이 처음으로 확인됐다.
장욱진은 1932년 9월 동아일보 주최 학생작품전에 ‘야채’와 ‘풍경’을 출품해 입선했고, 같은 해 10월에는 ‘제4회 선만중등미술전’에서도 입선했다. 1933년 9월 경성 제2보고 3학년 재학 중에는 동아일보 주최 ‘제4회 작품전’에서 ‘다알리아’로 입선했다.
장욱진이 1938년 6월 동아일보 주최 ‘제7회 학생작품전’에 출품해 입상한 작품 ‘정물’의 흑백 도판. 동아일보 신문에 게재된 사진으로, 실제 작품의 행방은 파악되지 않았다.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배원정 학예연구사는 “여러 자료를 통해 장욱진이 청·장년기 적극적으로 화단에서 활동했음을 알 수 있었다”며 “다양한 전람회와 단체에 성실히 참가하며 동시대의 보편성을 토대로 독자적 창작 세계를 모색했음을 보여준다”고 했다.
● ‘까치와 마을’, ‘가족’ 최초 공개
전시는 크게 4부로 구성된다. 1부 ‘내 자신의 저항 속에 살며’에서 앞서 언급한 새롭게 밝혀진 초기 행적들을 확인할 수 있다. 2부 ‘발상과 방법: 하나 속에 전체가 있다’, 3부 ‘진眞.진眞.묘妙’, 4부 ‘내 마음으로 그리는 그림’으로 이어진다. 각각 장욱진 회화의 소재, 불교적 세계관과 철학적 사유, 1970년대 이후 노년기 그림 작업을 조명한다.
이번 전시 준비 과정에서 소재를 파악하다 일본에서 발견돼 국립현대미술관 소장품이 된 장욱진의 1955년 작품 ‘가족’.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장욱진의 생전 마지막 작품으로 이번 전시에서 처음 공개되는 ‘까치와 마을’(1990년).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김민 기자 kim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