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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로 옵서예” 청년 유출 막을 정책 고심

입력 | 2023-10-18 03:00:00

올해 전입자보다 전출자 더 많아
저임금-고물가-주거비 등 영향
청년이 직접 기획한 주간 행사 등
안정적 정착 돕는 소통의 장 마련



지난달 열린 제주청년주간 행사에서 청년들이 직접 기획한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다. 제주에 유입되는 청년은 줄어들고 빠져나가는 청년이 많아진 이탈 현상이 현안으로 등장하면서 이들을 붙잡기 위한 정책이 다양하게 펼쳐지고 있다. 제주도 제공


다른 지역에서 제주로 이주하는 열풍이 시들해지면서 유입인구보다 유출인구가 많아지는 현상에 직면한 가운데 유출이 심각한 청년들을 붙잡기 위한 다양한 정책이 나오고 있다.

통계청 시도별 이동자 수에 따르면 올해 제주에서는 전입자보다 전출자가 많은 현상이 나타나 8월까지 1026명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인구 순유출 현상은 2010년 이후 처음이다. 2014년에는 순유입 인구 1만 명을 돌파한 데 이어 2016년에는 역대 최다인 1만4632명을 기록했다. 당시 ‘이주 열풍’으로 불릴 만큼 사람들이 몰렸지만 2017년을 기점으로 상승 흐름이 꺾이면서 전입 규모가 점차 줄기 시작했다. 지난해에는 3148명으로 순유입이 줄어들었다가 올해 순유출로 돌아선 것이다.

한국은행 제주본부 자료에 따르면 인구 증가의 촉매제 역할을 했던 청년층(19∼39세) 이탈이 심각하다. 2017년 청년층 순유입은 4801명이었다가 지난해 142명의 순유출을 보였다. 올해 전체 순유출 현상이 발생하기 전에 이미 지난해 청년층 순유출이 나타난 것이다. 이에 따라 청년인구는 2018년 17만8000명에서 지난해 16만4000명으로 감소했다.

한국은행 제주본부 측은 저임금 등 열악한 근로환경과 높은 생활물가, 주거비용 부담 등이 청년인구 유출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문화·체육시설 중 다수가 관광객 위주이고, 의료·교육·쇼핑·교통 등의 시설이 부족한 것도 청년의 불편 및 불만요인으로 꼽혔다. 청년 상용근로자를 기준으로 한 월평균 소득은 276만 원으로, 전국 평균 301만 원보다 적고, 임시근로자는 138만 원으로, 전국 평균 163만 원에 훨씬 못 미쳤다.

청년층 이탈이 현안으로 떠오르면서 이들을 붙잡기 위한 다양한 정책이 나오고 있다. 제주도는 지난달 14일부터 10일 동안 ‘2023 제주청년주간’ 행사를 진행했다. 법정기념일인 ‘청년의 날’을 기념해 청년이 직접 참여하고 기획한 행사로 꾸몄다. 도내외 청년들이 어울려 함께 야외활동을 즐기고 20여 개 청년 팀이 직접 기획하고 운영한 공연이 펼쳐졌다. 청년이 주인인 벼룩시장, 음식코너도 마련됐다.

13일부터 이틀간 귀농·귀촌인과 청년농부를 위한 박람회가 서귀포시 자구리공원에서 펼쳐졌다. 제주도가 주최한 이번 행사는 청년농부의 안정적인 정착과 도민과의 소통의 장을 확대하기 위해 마련됐다. 청년농부를 위한 부스를 따로 운영하고 청년이 참여한 문화체험·전시 프로그램을 선보여 좋은 반응을 얻었다.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 교류를 통해 제주청년의 성장과 정착문제를 돕는 ‘청년을 제주로’ 프로젝트를 8월부터 시작한 가운데 다음 달 중순 성과 공유회를 연다. 청년의 관점에서 직접 청년 관련 정책에 대해 자유롭게 논의하고 토론하는 ‘제주-전국 청년정책 심포지엄’은 28일부터 이틀 동안 서귀포시 제주신화월드 랜딩컨벤션에서 열린다. 제주를 비롯해 전국 청년 100여 명이 모여 청년정책에 대해 평가하고 비전을 공유하는 시간을 갖는다.

황경선 제주도 청년정책담당관은 “올해 신설한 제주청년주권회의에서 논의를 통해 심포지엄이 성사됐다”며 “청년들이 안고 있는 고민이나 어려움을 해결하는 정책과 제도를 계속 발굴해 시행하겠다”고 말했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