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한 장 한 장마다 그때 내가 쏟아부었던 피와 땀과 눈물이 느껴진다.”
한국 포크록의 대부이자 사진작가인 한대수가 출간한 사진집 ‘삶이라는 고통’(북하우스)은 세상을 여행하며 40여 년 동안 찍은 필름 사진 집대성이다. “나이 일흔다섯을 넘겨 ‘사진을 정리해야지’ 했던 오래된 숙원을 이룬 작품집이다.”
2016년 뉴욕으로 건너간 한대수는 그동안 쌓아두었던 수십만 장의 네거티브와 슬라이드 필름을 정리하면서 사진집을 작업하기 시작했다. 1960년대부터 2007년까지 필름 카메라로 찍은 사진을 하나의 책으로 모았다. 지금까지 공개한 적 없는 미공개 희귀 흑백·컬러 사진 100여 점을 수록했다.
필름 카메라의 시선이 향한 곳은 삶의 터전을 잃고 소외된 삶을 사는 노숙자들, 거리의 악사들, 고독한 사람들, 나이 든 노인들이다. 특히 1960년대 말의 뉴욕과 서울을 찍은 흑백 사진은 두 문화의 극명한 대조를 보여주는 한편으로, 동경, 호기심, 연민, 비애, 향수 등 복합적인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삶이란 진실로 아이러니하고, 나 자신 또한 아이러니이다. 고통과 비극이 나를 음악가로 만들었고, 글을 쓰게 만들었고, 사진을 찍게 만들었다. 나의 몸뚱이는 패러독스이다. 나는 항상 웃는다. 내 마음, 빈 항아리의 울부짖음이다. 으하하하.”
한대수는 ‘물 좀 주소!’, ‘행복의 나라’ 등의 노래로 잘 알려진 한국 최초의 싱어송라이터이자 포크록 음악의 대부이지만 사진작가로서의 활동도 길게 했다.
미국 뉴햄프셔 주립대학교 수의학과를 중퇴한 후 뉴욕 인스티튜트 오브 포토그래피 사진학교에서 사진을 공부했고 한국에서 ‘체제 전복적인 음악’이라는 이유로 모든 곡이 금지된 후 뉴욕으로 건너가 상업 사진가로 밥벌이를 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