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야생동물 학살 장면 단체채팅방에 공유 20대 2심서 법정구속

입력 | 2023-10-18 14:58:00

ⓒ News1 DB


길고양이 등 야생동물을 활이나 도검 등 흉기로 잔혹하게 살해한 뒤 그 장면을 일명 ‘고어방’에 공유한 20대가 항소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대전지법 형사항소1부(재판장 나경선)는 총포도검화약류등관리법위반, 동물보호법위반, 야생생물보호법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28)에게 원심 징역 4개월, 집행유예 2년을 파기하고 징역 8개월을 선고했다.

A씨는 2020년 충남 태안에 있는 자신의 집 인근 마당에서 포획틀로 유인한 길고양이를 학대하고, 고양이나 토끼 등 동물을 화살을 쏘고 흉기로 베는 등 수법으로 잔혹하게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과정에서 A씨는 동물이 움직이지 못하고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영상이나 사진으로 촬영해 일명 ‘고어방’이라 불리는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에 공유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또 소지 허가가 필요한 길이 15㎝ 이상의 정글도를 불법으로 소지하기도 했다. 이렇게 모은 흉기들은 모두 범행에 사용했다.

1심 재판부는 “평소 대화내용까지 더해볼 때 생명체에 대한 존중의식이 미약했던 것으로 보이나 이후 동물 보호 활동에 노력하는 점, 아무런 범죄 전력이 없는 초범인 점을 고려했다”며 징역 4개월, 집행유예 2년 및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검찰은 형량이 너무 가볍다고 항소한 반면, A씨는 원심 판결을 받아들인다는 취지로 항소를 포기했다.

A씨는 항소심 과정에서 “생명을 경시하는 생각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나 반성하고 후회하고 있고 앞으로 생명을 소중히 하겠다”고 선처를 호소하기도 했다.

결국 A씨에 대한 정신감정까지 진행하며 사건을 살핀 2심은 원심이 너무 가볍다는 결론을 내렸다.

항소심 재판부는 “당심에 이르러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아무런 범죄 전력이 없는 점은 유리한 정상”이라며 “다만 동물에게 고통을 주고 생명을 박탈하는대 정당한 이유가 없었던 점을 고려하면 비난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지적했다.

이어 “생명경시적 성향을 고려하면 재범 가능성이 낮다고 보기도 어렵다”며 “여러 사정을 종합하면 1심이 피고인에게 선고한 형량은 부당하게 낮다”고 판시했다.

(대전=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