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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 병원 참사 진실공방…“이스라엘의 학살” vs “지하드 소행 증거 있어”

입력 | 2023-10-18 17:39:00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내 알 아흘리 병원이 로켓 공격을 받아 수백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17일(현지시간) 부상을 입은 한 팔레스타인들이 병원 복도에 앉아 통곡하고 있다. 2023.10.18 [가자시티=AP/뉴시스]

17일(현지 시간) 밤 가자지구 북부 가자시티 병원 공습으로 수백 명이 숨진 사건을 두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는 공격 주체가 누구인지를 놓고 공방을 벌였다.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하마스는 이스라엘 공습이라고 주장했고, 이스라엘군은 또 다른 팔레스타인 무장단체이자 하마스와 협력하는 이슬라믹지하드(PIJ)의 오폭이라고 주장했다.

18일 하마스는 이스라엘 공습으로 가자시티 병원에 있던 환자와 어린이, 여성을 비롯해 최소 민간인 500명이 숨졌다고 주장했다. 가자지구 팔레스타인 보건부는 수백 명이 건물 잔해에 깔려 있다고 했다.

반면 이스라엘군은 이날 “PIJ가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을 향해 쏜 로켓 수십 발 가운데 한 발이 오폭으로 병원 주차장에 떨어진 것”이라고 반박하며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드론으로 촬영한 이 병원 현장 영상을 공개했다. 그러면서 “일반적으로 우리 측 공습은 폭발 현장 바닥에 거대한 웅덩이를 남기는 데 이 병원 현장에는 그것이 없다”고 주장했다.

17일(현지시각) 가자지구 가자시티에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다친 팔레스타인 어린이들이 어른들의 도움으로 알시파 병원에 도착하고 있다. 2023.10.18 가자시티=AP/뉴시스

이어 이스라엘군 다니엘 하가리 대변인은 이날 하마스 요원들이 이번 공격이 PIJ 측 오폭임을 인정하는 것으로 보이는 감청 정보 녹음 파일을 자신의 X 계정에 올리고 “하마스가 (병원을 공격한) 로켓이 PIJ가 발사한 것이라는 사실을 매우 분명히 알고 있었다”고 밝혔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17일 과거 PIJ 등 팔레스타인 무장단체가 발사한 로켓이 궤도를 이탈해 민간 시설을 공격한 전력이 있다고 보도했다.

17일(현지시각) 가자지구 라파 난민캠프에서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파괴된 건물 잔해 속 생존자를 찾고 있다. 2023.10.18. 가자지구=AP/뉴시스

그러나 유세프 아부 알리쉬 팔레스타인 보건부 차관은 18일 카타르 관영 알자지라 방송 인터뷰에서 “14일 이스라엘군이 같은 병원을 포격했고 다음날 직접 병원장에게 전화해 포탄 두발로 경고했으니 즉각 대피하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