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신 금리 뛰면 전체 금리 요동 금융위, LCR 규제 정상화 연기
지난해 레고랜드 사태 직후 저축은행, 상호금융 등 제2금융권이 경쟁적으로 끌어모은 고금리 예·적금의 만기가 임박한 가운데 금융당국이 과도한 자금 유치 경쟁을 막기 위해 발 벗고 나섰다. 금융권 수신 경쟁이 심화돼 예·적금 금리가 치솟게 되면 오름세인 시장 금리가 더욱 뛸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2금융권에서 1년 전 판매한 연 5∼6%대 고금리 예금 상품들의 만기가 이번 주부터 순차적으로 도래한다. 저축은행업권의 고금리 예금의 만기는 올해 말까지, 상호금융권 상품 만기는 다음 달부터 내년 1월까지 집중적으로 몰려 있다. 금융권에선 지난해 4분기(10∼12월) 늘어난 수신 규모가 약 100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2금융권에서는 이미 고금리 상품들이 잇달아 출시되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국내 저축은행 79곳 가운데 19곳(약 24%)이 연 4.5% 이상의 1년 만기 예금 상품을 판매 중이다. 서울행복신협 등 상호금융권에서는 연 5%에 달하는 상품도 출시했다. 우리, SC제일은행 등 1금융권에서도 4%대 예금을 내놓기 시작한 상황이다.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이날 금융시장 현안 점검·소통 회의에서 “금리 경쟁이 지나치게 확산되면 자금 불균형에 따른 유동성 문제가 심화될 수 있다”며 “올 4분기 만기 도래 자금 규모가 예년 대비 다소 큰 만큼 경각심을 갖고 자금 흐름을 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