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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시간에 갑자기 멍한 아이… 소아 ‘소발작’을 아시나요

입력 | 2023-10-19 03:00:00

입 오물거리고 침 흘리기도
약물치료 받으면 완치 가능



가천대 길병원 소아청소년과 조교운 교수가 5∼10세 소아기 때 잘 생기는 소발작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길병원 제공


아이가 평소처럼 행동하다가 10초 이내 짧은 시간 멍하니 바라보거나 입을 오물거리고 침을 흘리는 모습을 보인다면 ‘소발작(결신 발작)’일 가능성이 있다. 소발작은 발작 증상이 작게 일어나서 그렇게 명명됐다.

조교운 가천대 길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아이들이 학교에서 ‘수업시간에 멍하다’는 증상으로 외래를 방문하는 경우가 많다”며 “소발작이 생긴 아이는 갑자기 불러도 반응이 없고 멍한 모습을 보이는 게 특징”이라고 말했다. 또 “이때 고개를 떨어뜨리거나 입을 오물거리고 침을 흘리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증상은 10초 정도 짧은 시간 내 이뤄진다. 아이들은 자신이 발작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다. 발작이 끝나면 곧바로 발작 직전에 하던 행동이나 상황을 이어간다. 발작은 뇌의 비정상적인 전기 방출에 의한 돌발적이고 일시적인 기능 이상이다. 전신 근육에 힘이 들어가고 바르르 떠는 운동 발작과는 다르다. 근육의 힘이나 긴장도가 떨어져 쓰러지는 무긴장 발작도 운동 발작 증상이다. 따라서 발작 발생 시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

소발작은 전 세계적으로 인구 10만 명당 5∼50명꼴로 나타난다. 학동기(어린 학생 시기)에 발생하는 뇌전증 중에서는 10∼17%를 차지하고 있다. 발작이 이유 없이 2번 이상 생기면 ‘뇌전증’으로 볼 수 있고 반드시 맞춤 치료가 필요하다.

조 교수는 “소발작은 주변인들은 물론이고 아이 스스로도 인지하지 못하고 넘어갈 정도로 짧은 시간 나타난다”며 “단순 집중력 저하로 간과하면 증상이 심해지고 나서야 병원을 찾아 치료가 늦어진다. 가족은 물론이고 주변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개 5∼10세 소아기에 나타나는 소발작은 치료 시 예후가 좋기 때문에 조기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조 교수는 “소발작을 조절하는 방법 중 가장 간단하고 효과적인 것은 항경련제의 복용이다. 항경련제를 복용하면 경련의 빈도를 낮추고 강도를 약하게 조절하는 등 증상이 완화된다”며 “소발작은 진단 후 잘 치료받아 2년 이상 발작이 없으면 약의 중단을 고려해볼 수 있는, 완치가 가능한 병”이라고 말했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