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상조사위 중간결과 보고서 내 “취재 오류 인지하고도 허위보도” 해당 기자 “데스크-편집회의 거쳐”
검찰이 지난해 대선 직전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허위보도 의혹을 수사 중인 가운데 JTBC가 “수사 대상이 된 보도의 핵심 내용이 왜곡됐다”는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당시 JTBC 소속 기자가 윤 대통령이 부산저축은행 수사를 무마했다는 취지로 보도하기 위해 ‘짜깁기’와 ‘허위 보고’를 했다는 것이다.
JTBC는 18일 ‘JTBC 진상조사위원회 중간 결과 보고서’를 내고 지난해 2월 21, 28일 봉모 기자(현 뉴스타파 소속)가 보도한 기사 3건에 대한 조사 내용을 공개했다. 해당 기사에서 봉 기자는 2011년 부산저축은행 사건을 수사하던 대검 중앙수사부가 부산저축은행 대출 브로커 조우형 씨(천화동인 6호 실소유주)를 조사하고 계좌 압수수색까지 했지만 윤 대통령(당시 중수2과장)이 조 씨에게 커피를 타주고 수사를 무마했다는 취지로 보도했다.
JTBC에 따르면 봉 기자는 사건 당사자인 조 씨와 인터뷰하는 과정에서 본인의 취재 내용이 잘못됐다는 것을 인지했음에도 허위 보도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봉 기자는 보도 4개월 전인 2021년 10월 조 씨와 만나 “윤석열 검사는 만난 적 없다”는 내용을 들은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봉 기자는 ‘대장동 일당’ 중 한 명인 남욱 변호사의 검찰 진술조서를 참고해 지난해 2월 윤 대통령이 조 씨를 만나고 수사를 무마해 줬다는 내용의 보도를 했다.
보고서는 봉 기자가 인터뷰를 짜깁기한 정황도 적시했다. 2021년 10월 인터뷰 당시 조 씨는 “2012년 서울중앙지검이 풍동개발 수사와 관련된 계좌 압수수색을 했다”고 했지만 봉 기자가 ‘2012년’ 부분을 잘라낸 후 2011년 대검 중수부가 조 씨의 계좌를 압수수색했다고 보도했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봉 기자가 데스크에게 “조 씨가 인터뷰 때 2011년 계좌조회를 통보받았다고 했다”는 허위 보고를 한 사실도 확인했다고 적시했다.
봉 기자는 “(기사는) 데스크의 판단과 편집회의를 거쳐 나가는 것이다. 정상적인 과정을 다 거친 보도였다”며 당시 기사가 허위 보도가 아니었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구민기 기자 koo@donga.com
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