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직장인들이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아 신체적·정신적으로 소진되는 ‘번아웃’에 처할 경우 우울증 여부와 관계없이 자살 위험이 크게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강북삼성병원 기업정신건강연구소 오대종 교수와 정신건강의학과 전상원·조성준 교수 연구팀은 19일 2020∼2022년 직장인 마음 건강 증진 서비스를 이용한 근로자 1만 3천여명을 분석해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번아웃은 직장내에서 신체·정서적 에너지의 고갈로 인해 탈진, 업무에 대한 냉소적인 태도, 직업 효능감 저하 등에 놓인 상태를 칭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국제질병분류기준에 번아웃을 임상증후군으로 지정하기도 했다. 직무 스트레스에 만성적으로 노출되는 경우 번아웃을 경험할 수 있다.
그 결과 번아웃 중에서도 신체적·정신적 탈진이 있는 직장인의 경우 우울증이 없더라도 자살을 생각할 위험이 77% 높았다. 우울증이 있을 경우엔 자살을 생각할 위험이 36% 증가했다.
이같은 결과는 우울증으로 인해 자살을 생각할 위험을 제외하고 번아웃만을 원인으로 추려 위험성을 분석해 나왔다.
특히 자신의 직무를 스스로 조절할 수 없거나 직장 내 분위기가 우호적이지 않은 경우 자살을 생각할 위험이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오 교수는 “다양한 직업군에서 번아웃과 우울증, 자살 사고(생각)의 연관성을 확인한 최초의 대규모 단면 연구”라며 “신체적·정신적 에너지가 소진된 직장인은 우울증 여부와 상관없이 자살 위험을 잘 관찰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