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 비중이 최대를 기록했다. 9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 1만4022건 중 전세 거래는 8707건으로, 전체의 62.1%를 차지했다. 이는 2021년 5월 전세 비중이 67.2%를 기록한 이후 2년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이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시내 부동산의 전세 정보판. 2023.10.9. 뉴스1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3.5%로 6연속 동결하면서 부동산 시장에서는 이제 통화정책에 반응하지 않는 분위기다. 부동산 분야 전문가들도 기준금리는 고정변수가 됐다고 보고, 시장금리와 수요·공급에 따른 자산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19일 개최한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올해 1월을 끝으로 여섯 차례 연속 동결이다.
앞서 미국발(發) 금리인상에 따라 한은이 2021년 두 차례, 2022년 1월 한 차례 기준금리를 올린 뒤 2022년 4월부터 7연속 금리인상을 강행할 땐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었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근래 보기 힘든 최저치인 세 자릿수로 떨어졌을 정도다.
그 사이 가격도 올라 한국부동산원 공동주택 실거래가지수 기준 올들어 8월까지 전국은 5.13%, 수도권 8.56%, 지방은 1.7% 상승하고, 서울아파트값은 12.4% 반등했다. 실거래가 기준 아파트가격지수는 전 고점(2021년 10월)의 85.7%(전국) 수준으로 회복했다.
수도권도 고점 대비 92.2%, 지방 90.1%, 서울 84.7%의 회복률을 보이면서, 급등기이던 2020년 10월~2021년 1월 시세를 회복했다는 게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수석위원의 분석이다.
박 위원은 “금리는 이제 고정변수”라며 “시장은 절대치보다 변화율에 더 민감한데, 금리가 이미 많이 오른 상황이라 추가로 오른다고 해도 내성이 생겨 민감도가 떨어지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급격한 추가 인상이 없는 한 금리가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더 이상 작년 같진 않을 것이란 얘기다.
서진형 경인여대 교수는 “금리 자체에 이제 무감각해지는 것”이라며 “예전엔 시장에서도 대출금리가 갑자기 2~7% 되니 부담을 가졌는데, 이제 고금리보다는 중금리로 계속 갈 거란 인식 하에 면역이 생긴 것”이라고 했다.
◇수요·공급 중요성 커진 부동산 시장…글로벌·시장 금리 주시 필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9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10월 금융통화위원회 금리 결정에 대한 기자간담회에서 안경을 고쳐 쓰고 있다. 2023.10.19. 뉴스1
이광수 전 미래에셋증권 수석연구원(광수네 복덕방 대표)은 “기준금리랑 상관없이 시장금리가 엄청 오르면서 (부동산 시장) 수요는 이미 감소하고 있다”면서 “시장이 금리 인상을 얘기(주문)하고, 우리 기준금리는 정책적 효과를 전혀 못 내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환율이나 외화 유출 등으로 기준금리를 다시 올려야 하는 상황이 온다면 (정책보다) 시장이 먼저 반응하게 될 것(매도 증가 및 가격 하락)”이라고 봤다.
김 위원은 “이런 적이 거의 없었는데 올해 들어서는 시장금리랑 기준금리가 방향성이 같지 않다”면서 “우리 기준금리가 (고금리 기조인) 글로벌 금리와는 상반되게 가고 있고, 기준금리가 여러차례 동결되다 보니 주담대 금리는 다르게 갈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작년 하반기에 비해 거래량이 굉장히 많이 올랐고 이는 정부가 정책으로 기여한 부분”이라며 “작년엔 아예 판단을 못했다면 지금은 그래도 개인이 매각이든 매입이든 자산 전략을 판단할 수 있는 수준으로 정책이라도 안정화됐다”고 봤다.
끝으로 “이제는 자산전략을 세울 때 대출금리 방향성을 좀더 집중해서 봐야 할 시기가 된 것 같다”면서 “해당 단지의 시장금리도 실질적으로 따져보고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올해 남은 한은 금통위는 11월 30일 한 차례. 가장 큰 변수로 꼽히는 미국 중앙은행(연준)의 통화정책회의(FOMC)는 오는 10월 31일~11월 1일, 12월 12~13일 두 차례 남았다. 이에 실마리가 될 제롬 파월 미 연준의장의 현지시간으로 이날 예정한 뉴욕 이코노믹클럽 연설에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