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9일 충북대학교 개신문화관에서 열린 ‘생명과 지역을 살리는 필수의료혁신 전략회의’에서 발언 하고 있다. 대통령실제공
● 이재명 회동 질문에 “여러 얘기 경청할 것”
윤 대통령은 충북대에서 열린 필수의료혁신 전략회의에서 연구개발(R&D) 예산 감축 배경 등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가 이런 것을 추진한다고 혹시 선거에 손해를 보지 않겠느냐는 걱정을 하기도 한다”며 “선거를 위한 정치가 아니라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소통을 하며 계속 주판알을 두드리면 앞으로 나갈 수가 없다”며 “속도감 있게 나아가며 관련 분야에 있는 분들과 소통을 해야 가장 국민에게 유리한 방안이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선거 참패를 계기로 ‘낮은 자세’로 국정 기조에 변화를 주겠다는 메시지를 발신하면서도 국정과제 이행을 위한 강력한 추진력을 여권과 내각에 주문한 것으로 해석된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소통을 위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만날 가능성이 있지’ 묻는 질문에 “대통령이 (지난해) 국회 시정연설을 했을 때 야당과 함께 터놓고 이야기 하고 국정을 함께 논의하고자 하는 뜻이 담겨 있었다”며 “대통령이 상임위원장단과 여야 원내대표 만남을 제안했지만, 긍정적인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했다. “그 당시 시도에 그치지 않고 대통령께서 앞으로 여러 각계 이야기를 경청할 것”이라고 했다. 야당 대표가 아니라 여야 대표와의 만남을 전제로 한 발언이지만 이 대표와 회동 가능성을 닫아뒀던 기존과 달리 만남에 열려 있다는 유연한 기류가 묻어났다는 해석이 나왔다.
● 尹, 사우디-카타르 경제외교 시동
대통령실은 이날 윤 대통령의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를 국빈 방문 일정도 공개했다. 한국 정상의 사우디, 카타르 국빈 방문은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 도착해 22일 공식 환영식을 시작으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 겸 총리와 정상 회담 및 국빈 오찬을 갖는다. 22일 오후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 경제인이 함께하는 한·사우디 투자 포럼 등을 비롯한 3개 경제행사를 소화한다. 대통령실은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분쟁으로 중동 정세가 불안정한 가운데 이뤄지는 순방에 대해 “상대국이 반드시 일정대로, 상호 계획한 대로 와줬으면 좋겠다는 강한 입장을 먼저 피력했다”고 설명했다.
순방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허태수 GS그룹 회장, 정기선 HD현대 사장, 박지원 두산에너빌리티 회장 등 주요 그룹 총수들이 경제사절단으로 대거 동행한다. 한국경제인협회는 19일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 국빈방문에 동행할 경제사절단 139곳의 명단을 발표했다.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곽도영 기자 no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