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현지 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무장단체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향해 로켓을 발사하고 있다.가자시티=AP 뉴시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땅이 또다시 피와 눈물, 절규로 뒤덮였습니다.
7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이스라엘에 대한 대규모 기습 공격을 감행해 외국인과 여성, 노인을 가리지 않고 무차별적으로 죽이고 납치했습니다. 이스라엘 역시 반격에 나서면서 팔레스타인 거주지역인 가자지구에서도 민간인 희생자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아랍어로 ‘손님’이라는 뜻의 ‘데이프’는 그의 본명이 아닙니다. 최소 7차례 이상 있었던 이스라엘군의 암살 시도를 피해 매일 밤 거처를 바꾸며 숨어 지내면서 생긴 별명입니다. 데이프는 이 과정에서 큰 부상을 당해 장애를 얻었으며, 급기야 2014년에는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아내와 아들마저 잃었습니다.
하지만 같은 해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봉쇄를 멈추지 않는 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이스라엘을 공격하라”는 육성 명령을 공개함으로써 자신과 하마스가 갈 길을 명확히 했습니다.
이스라엘과 서방 국가에 데이프는 제거 대상 1호입니다. 미국 국무부는 2009년 이스라엘 민간인들을 대상으로 한 수많은 테러의 책임을 물어 그를 테러리스트로 지정했습니다.
하지만 팔레스타인에서 데이프는 저항의 상징이자 영웅입니다. 2021년 실시된 한 여론조사에서는 팔레스타인 청년들 사이에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로 데이프가 꼽힌 바 있습니다. 2년간 준비한 걸로 알려진 이번 이스라엘 공격에서도 데이프에 대한 충성심이 아니었다면 보안 유지가 어려웠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말입니다.
하지만 지금 하마스가 벌인 기습 공격과 인질극을 비롯해 이스라엘의 거듭된 가자지구 폭격으로 죽어가고 있는 건 어린이와 노인을 포함한 민간인이 대부분입니다. 전쟁은 군인들끼리 싸우는 겁니다. 어떤 경우에도 민간인 학살이 정당화될 수는 없습니다.
이의진 누원고 교사 roserain9999@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