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레이션 박초희 기자 choky@donga.com
벗드갈 몽골 출신·서울시립대 행정학 석사
그리고 우연인지 운명인지 많은 한국 사람들이 몽골에 대한 애정과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어쩌면 사람들이 몽골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된 이유는 지난 3년 동안 신체적, 정신적으로 지쳤으며 이에 대한 치유의 시간과 공간을 스스로에게 줘 보상을 받고 싶은 심정이 아닌가 싶다. 그리고 이러한 보상심리에 꼭 맞는 해외 여행지로 몽골이 떠올랐던 것이다.
몽골이라고 하면 사람들의 머릿속에는 막연히 사막, 초원, 칭기즈칸, 원나라, 기마민족, 별 등 다양한 생각들이 스쳐 지나갈 것이다. 비교적 가까운 나라지만 멀게 느껴졌던 몽골에 대해 한국 사람들은 잘 모르기 마련이다. 특히 필자는 한국에서 생활하면서 가장 많이 듣는 말이 ‘몽골 사람처럼 안 생겼다, 한국인하고 똑같이 생겼다’는 말이다. 필자는 그러한 말을 애초에 들었을 때 과연 어떻게 생겨야 몽골 사람처럼 생겼다는 것인지 몹시 궁금해했던 적이 있다. 그리고 이제는 한국 사람들이 생각하는 몽골 사람이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 알 것 같다. 그것은 바로 고려 시대에 쳐들어왔던 원나라 유물과 기록 때문이 아니었나 싶다.
그리고 몽골에 한 번쯤 다녀온 한국 사람들이 필자에게 하는 단골 멘트가 있다. 첫째, 예상보다 비싼 물가다. 그동안 한국 사람들은 대개 과거 역사 속 몽골의 이미지를 많이 떠올린다. TV 다큐멘터리 또한 유목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많이 소개하고 있다. 이렇기 때문에 몽골 현지에 가도 물가가 그리 비싸지 않을 것이라고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 같다. 그러나 현재 몽골의 물가는 한국 물가의 80% 수준에 이른다.
둘째로, 몽골이 뭔가 많이 친숙하다는 얘기를 한다. 몽골 사람들의 생김새는 물론이거니와 시장에 내놓은 제품들이 대부분 한국 제품이라는 것에 많은 사람들이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심지어 한국의 이마트, GS25, CU 편의점 등을 비롯한 많은 기업들이 몽골에 진출했으며, 한국과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것도 맞다. 그 이유는 한국을 향한 몽골 사람들의 애정과 관심이 오랫동안 꾸준했기 때문이다.
셋째로, 꼭 다시 한번 몽골에 가고 싶다는 말을 한다. 그렇다. 필자도 일 년 중 가장 설레면서 기다리는 순간이 몽골에 가는 순간이다. 때로는 사람들로부터 몽골보다 한국이 좋지 않으냐는 질문을 받는다. 필자는 두 나라 다 좋지만 몸과 마음이 지치고 힘들 때는 나 자신도 모르게 조용하고 아늑하고 스마트폰과 인터넷이 존재하지 않는 곳으로 떠나고 싶을 때가 있다. 그리고 해돋이와 해지는 모습, 별과 은하수가 마치 내 것인 것처럼 나를 반기는 듯한 묘하고 아름다운 느낌을 받고 싶을 때 꼭 몽골로 떠나곤 한다.
벗드갈 몽골 출신·서울시립대 행정학 석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