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전 보트로 伊 상륙뒤 유럽 정착 자신 추방한 스웨덴에 복수 가능성 EU “위험한 이민자 비자 정지할것”
벨기에 브뤼셀에서 스웨덴인 2명을 총격 살해한 테러범이 최근 밀려드는 이민자로 몸살을 앓고 있는 이탈리아 최남단 람페두사섬에 12년 전 상륙해 유럽에 정착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에 따라 람페두사섬을 통해 유입되는 불법 체류자로 고민이 많은 유럽 국가들이 더욱 강경한 이민 정책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연합(EU)은 국경 보안을 강화하고 이민자와 망명자 송환 절차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이탈리아 안사통신은 브뤼셀 총격 테러범이 2011년 튀니지에서 소형 보트를 타고 람페두사섬으로 들어왔던 튀니지인 압데살렘 라수드(45)라고 정부 관계자 2명을 인용해 18일 보도했다. 이후 라수드는 스웨덴으로 갔지만 다시 이탈리아로 돌아왔다. EU 역내에 들어온 이주민이나 난민은 처음 입국한 국가에 망명이나 난민 신청을 해야 한다는 ‘EU 더블린 조약’에 따라 스웨덴 당국이 추방했기 때문이다. 스웨덴 공영방송인 STV는 라수드가 마약 범죄로 스웨덴에서 투옥됐었다고 보도했다.
이탈리아로 온 라수드는 2016년 이탈리아 볼로냐 경찰에 위험한 급진 이슬람주의자로 지목돼 감시를 받았다. 이후 감시를 피해 벨기에로 이주한 뒤 2019년 망명을 신청했으나 다음 해 망명 신청이 기각돼 벨기에 당국으로부터 추방 명령을 받은 상태였다.
이번 사건으로 EU 회원국들이 이민 및 난민 문제에 강경 노선으로 선회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대표적으로 회원국 간 자유로운 이동을 보장하는 ‘솅겐 조약’의 허점이 발견됐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라수드는 이탈리아, 스웨덴, 벨기에 등 최소 3개국을 오갔지만 어느 국가도 그의 이동을 통제하지 못했다.
EU 집행위원회는 18일 위험한 이민자의 비자를 정지하기 위한 강력한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도 이날 “원치 않는 이민자들로부터 EU를 더 강력히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