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신매매 등 혐의 男블로거 조사 블로거 “가격은 결혼지참금” 주장
중국에서 결혼을 주선한다며 장애가 있는 여성에 대한 정보를 블로그에 올리고 가격까지 제시한 남성이 공안에 체포됐다. 문제의 남성은 제시한 돈이 ‘차이리(彩禮·결혼 지참금)’라고 주장했지만 당국은 인신매매 정황도 있는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공안이 장애 여성을 인신매매한 혐의로 중국의 한 남성 블로거를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18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이 남성은 팔로어 약 14만 명을 보유하고 있는 자신의 블로그에 중매 서비스를 제공한다며 장애 여성의 장애 정도와 외모, 성격 등 세부 정보를 게시하고 값을 제시했다.
그가 올린 내용에는 여성들 사진과 함께 ‘21세 여성, 80%의 지능을 가졌지만 순종적’이라는 설명과 함께 18만8000위안(약 3500만 원)이라는 비용이 적혀 있다. 또 다른 항목에는 ‘정상적 두뇌를 가진 24세 여성, 언어 장애 있음’이라며 비용 16만 위안(약 3000만 원)을 적어 두기도 했다. 이 외 6만∼12만 위안(약 1100만∼2200만 원) 정도로 책정된 장애 여성 정보가 다수 올라왔다.
해당 블로거는 자신이 ‘빠른 결혼을 돕는 중매사’이며 장애 여성의 부모로부터 허락을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시한 금액은 해당 여성의 가족들이 원하는 ‘차이리’라고 설명했다. ‘차이리’는 남성이 많고 여성이 적은 중국에서 결혼할 때 남자 측이 여자 측 가족에게 주는 일종의 결혼 지참금이다. 중국 정부는 차이리 관행을 폐지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하지만 농촌 지역에서는 여전히 20만∼30만 위안(약 3700만∼5500만 원)의 ‘차이리’가 오가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