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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美국채금리 쇼크… 글로벌 금융시장 요동

입력 | 2023-10-20 03:00:00

코스피 1.9% 하락… 유가 상승
한은, 기준금리 6연속 동결




미국 국채 금리 급등과 중동발 위기 여파로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금융시장이 크게 흔들렸다. 19일 코스피와 코스닥이 급락하고 중국, 일본 등 아시아 증시도 일제히 하락했다.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물가 압박과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짐에 따라 한국은행은 이날 기준금리를 연 3.50%로 올 2월 이후 6연속 동결하면서도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 대비 46.80포인트(1.90%) 하락한 2,415.80에 장을 마쳤다. 코스닥지수도 784.04로 전날보다 3.07% 급락했다. 한국 이외 아시아 증시도 동반 하락세를 보였다.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는 1.91% 떨어졌고, 상하이종합지수는 1.74%, 홍콩H지수는 2.49% 내렸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7.8원 상승한 1,357.4원에 마감했다.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은 글로벌 채권 금리의 기준점 역할을 하는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18일 장중 연 4.93%까지 치솟아 2007년 7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한 영향이 컸다. 9월 미국 소비지표가 예상보다 호조를 보이며 긴축 장기화에 힘이 실린 데 따른 것이다.

여기에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병원 폭발 참사 등 중동발 위기가 확산하면서 11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88.22달러로 1.83% 올랐다. 월가에서 ‘공포 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지수(VIX)는 전날보다 1.34포인트(7.49%) 오른 19.22로 20에 육박했다.




美국채 금리 4.9% 돌파, 16년만에 최고


예상밖 소비 강세, 물가상승 압박
연준 인사들, 고금리 장기화 시사
주담대 금리도 23년만에 첫 8%대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금리 장기화 우려에 미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18일(현지 시간) 2007년 이후 16년 만에 처음으로 4.9%를 돌파했다. 최근 미국 소비 강세가 인플레이션 상승 압박으로 해석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장중 4.95%를 넘으며 5%에 육박한 10년 만기 국채는 시장 ‘벤치마크’ 금리여서 시중 대출 금리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 기업과 가계의 자금 조달 비용이 커진다는 의미다. 실제로 이날 30년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는 2000년 이후 23년 만에 처음으로 8%대를 찍었다.

국채 금리를 끌어올린 것은 미 소비 강세 영향이 크다. 전날 발표된 올 9월 소매 판매는 전월 대비 0.7% 상승하며 전문가 전망치(0.2%)를 크게 넘어섰다. 이에 물가가 연준 목표인 2%대로 내려가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린 것이다. 글로벌 투자은행 도이체방크 짐 리드 애널리스트는 “한층 높아진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투자 심리에 반영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 선물 투자자들은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금리 동결 가능성을 19일 자정 기준 약 95%로 보고 있다. 문제는 12월 회의다. 소비 지표 발표 이후 0.25%포인트 인상 가능성이 일주일 전 약 25%에서 이날 약 40%까지 높아졌다.

연준 인사들은 미중 갈등과 중동전쟁 같은 지정학적 불확실성 속에서 향후 지표를 더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고금리 장기화’를 시사했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뉴욕 퀸스칼리지 대담에서 “우리는 (물가) 2% 목표를 고수할 것”이라며 “당분간 이런 제한적인 정책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는 미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뷰에서 “지금은 잠시 자리에 앉아 있을 때다. 고금리에 생존할 수 없는 기업들이 걱정된다”며 연준의 금리 동결 필요성을 지적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이날 아시아지역보고서에서 “아시아 중앙은행들은 물가 인상률이 확고하게 목표 범위에 내려올 때까지 긴축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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