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다”는 제롬 파월 미국 연준 의장의 발언이 시장에 충격을 미쳤습니다. 19일(현지시간) 10년물 미국 국채 금리는 5% 선을 돌파했고, 뉴욕증시 3대 지수는 일제히 하락 마감했습니다. 다우지수 -0.75%, S&P500 -0.85%, 나스닥 -0.96%.
파월 의장은 이날 뉴욕이코노미클럽 행사에서 연설과 대담을 했습니다. 한시간 동안 이어진 그의 발언은 변화무쌍했는데요. 그는 초반엔 11월 금리 인상 가능성이 낮다는 신호를 보내서 뉴욕증시를 상승세로 이끌었습니다. 하지만 이후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다”면서 “더 강한 성장의 증거는 통화정책의 추가 긴축을 정당화할 수 있다”고 얘기했죠. 11월은 동결이라면서도 추후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놓은 건데요. 이에 증시는 하락세로 돌아섰고, 10년물 국채 금리는 장중 5% 선을 돌파했습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10년물 금리가 이날 오후 5시쯤(미 동부시간 기준) 연 5.001%를 기록했는데요. 5% 돌파는 2007년 7월 이후 16년 만의 일입니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10년물 금리 5%는 중요한 이정표로 여겨집니다. 국채 투자의 매력도가 크게 높아지면서 투자자들이 주식시장에서 후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FHN 파이낸셜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크리스 로우는 “5% 수익률은 10년 만기 국채가 좋은 투자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심리적 수준으로 오랫동안 국채를 생각해본 적 없는 개인투자자들에게도 매력적으로 다가가게 될 것”이라며 “이는 주식의 가치가 떨어지기 시작한다는 걸 의미한다”고 설명합니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 5% 선을 돌파하다. MS 빙 이미지 생성기로 만든 이미지.
이날 나스닥에선 18일 실적을 발표한 두 기업이 눈에 띕니다. 넷플릭스는 이날 주가가 16% 넘게 뛰었습니다. 3분기에 전 세계 신규 가입자 수가 876만명이나 늘면서 시장 예상치(549만명)를 크게 뛰어넘었기 때문인데요. 광고요금제 도입과 계정공유 단속이 우려와 달리 가입자 증가에 크게 기여한 겁니다. 이에 모건스탠리와 JP모건 등이 일제히 넷플릭스 목표 주가를 상향하며 비중확대 의견을 냈죠.
반면 테슬라 주가는 9% 넘게 하락했습니다. 전날 실적 발표해서 일론 머스크 CEO가 “사이버트럭이 현금흐름에 기여하기까지는 1년에서 18개월 정도 걸릴 것”이라고 밝힌 게 영향을 미쳤는데요. 머스크에 따르면 테슬라는 연간 25만대의 사이버트럭을 생산하게 되겠지만 이는 2025년에야 가능할 수도 있습니다. 가뜩이나 3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밑도는 가운데, 앞으로의 성장에 대한 전망까지 어두워진 건데요.
이에 애널리스트들도 어두운 전망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금융정보업체 LSEG에 따르면 월가 애널리스트 14명이 테슬라 목표주가를 낮췄는데요. 샌포드번스타인의 애널리스트 토니 사코나기는 “테슬라 주가를 정당화하려면 테슬라는 자동차회사가 아닌 소프트웨어 회사와 유사한 영업마진을 달성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테슬라는 점점 일반 자동차 회사처럼 보이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By.딥다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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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애란 기자 har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