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한 병원에서 폭발이 발생해 최소 200명이 숨진 지 사흘째. 아랍 국가뿐만 아니라 또 다른 팔레스타인 거주지인 요르단강 서안지구(웨스트뱅크)에서도 반(反)이스라엘 시위가 격화하고 있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를 향한 분노도 시위의 원동력으로 작동하고 있는 가운데 가자지구의 하마스,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에 이어 서안지구가 제3의 전선이 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1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지난 7일 이스라엘을 공격한 이후 서안지구에서만 팔레스타인인 최소 70명이 숨졌다. 그중 지난 17일 가자지구 병원 폭발로 촉발한 시위 과정에서 숨진 사망자만 12명에 이른다.
특히 주목해야 할 부분은 서안지구 주민들이 압바스의 사임을 요구함과 동시에 하마스에 대한 지지를 드러내고 있다는 점이다.
팔레스타인 거주지인 가자지구와 서안지구는 각각 다른 세력이 통치하고 있다. 하마스는 지난 2006년 선거에서 승리한 뒤 가자지구를, 압바스가 이끄는 온건파 파타당은 서안지구를 장악하고 있다.
하마스와 파타당은 1967년 이스라엘이 점령한 동예루살렘, 가자지구, 서안지구 등 지역에 팔레스타인 국가를 건설한다는 동일한 목표를 갖고 있지만, 하마스는 이스라엘에 대한 무장 투쟁, 파타당은 협상을 강조하며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다.
가자지구 내 하마스 등 반이스라엘 무장 조직, 레바논 내 무장 정파 헤즈볼라, 시리아 정부군, 서안지구 내 무장세력 등은 이스라엘에 맞서는 이란의 대표적인 4개 위협 세력으로 언급된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주 시위에서는 PA 집권 파타당의 라이벌인 하마스의 군사파를 지지하는 드문 구호가 등장해 무장 저항에 대한 열망이 커지고 있음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팔레스타인 정치 분석가인 하디 알 마스리는 로이터에 “PA는 평화를 유지하기를 원한다”며 “수천 명의 행진(시위)이 순식간에 수십만 명으로 바뀔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하마스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야는 개전 이후 전투를 서안지구와 예루살렘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 2020년 이후 서안지구에서 이란의 개입이 늘어났다는 점도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이란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지난 2020년 성명에서 “가자와 마찬가지로 서안 지구도 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