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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김만배, 2011년 ‘조우형 조사한 건 박모 검사’라고 말해”… 檢, 진술 확보

입력 | 2023-10-20 15:33:00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가 7일 새벽 구속기간 만료로 석방돼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나와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3.9.7 뉴스1


대선개입 여론조작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이 2011년 부산저축은행 수사 당시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가 대장동 개발사업 관계자들에게 “조우형 씨(대장동 대출 브로커)를 조사한 것은 박모 검사”라고 말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김 씨가 ‘당시 윤석열 검사가 조 씨에게 커피를 타줬고 수사가 무마됐다‘는 취지로 주장해온 것과는 상반되는 진술이다.

20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대선개입 여론조작사건 특별수사팀(팀장 강백신 부장검사)은 최근 대장동 사업 관련자들을 불러 조사하면서 “2011년 김 씨가 ‘조우형을 조사한 건 박 검사다’라고 알려준 적 있다”며 “당시 김 씨와 박 검사의 대한 이야기를 나눴던 기억이 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 진술이 김 씨가 의도적으로 허위 인터뷰를 했다는 정황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보고 있다. 조 씨를 조사한 것이 박 검사라는 사실을 수사 당시부터 알고 있었던 김 씨가 2021년 9월 15일 신학림 전 언론노조위원장을 만나 인터뷰하며 돌연 윤 대통령이 대검 중앙수사2과장 시절 조 씨에게 커피를 타준 뒤 수사를 무마시켰다는 취지 허위사실을 말했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라는 것.

김 씨는 신 전 위원장과의 허위 인터뷰를 할 즈음 미국에 있던 남욱 변호사에게도 전화해 “그때(2011년 부산저축은행 수사 당시) 조우형 커피 타 준 게 윤석열 맞지?“라고 물었던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이후 남 변호사는 같은 해 11월 19일 검찰 조사를 받으며 “조우형이 두 번째 조사를 받고 나와서 ‘주임검사가 커피를 타줬다’고 했고, 그 사람이 윤석열 중수2과장이라는 것은 김 씨로부터 들은 것 같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김 씨가 허위 인터뷰를 염두에 두고 남 변호사의 진술을 유도한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씨는 2021년 9월 조 씨에게도 전화해 “윤석열이 커피를 타줬다고 할 테니 양해해달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조 씨는 검찰에 출석해 “윤석열 대통령을 만난 적 없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남 변호사도 2021년 12월경 검찰에서 조 씨와 대질조사를 받고 “착각했다”며 11월 19일자 진술을 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관계자들을 상대로 신 전 위원장과의 인터뷰에서 나온 김 씨 발언의 진위 여부를 면밀히 검증하고 있다. 검찰은 신 전 위원장 등을 압수수색해 확보한 증거물의 포렌식 분석을 마치는대로 피의자들에 대한 조사도 진행할 방침이다.

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유채연 기자 yc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