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방부가 19일(현지 시간) 홍해 북부에서 작전 중이던 해군 구축함 ‘카니’를 통해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의 시아파 후티 반군이 이스라엘을 겨냥한 것으로 추정되는 미사일과 무인기를 요격했다고 밝혔다. 이 격추는 7일 발발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전쟁 후 이스라엘을 방어하기 위한 미군의 첫 번째 사격을 의미한다고 AP통신이 의미를 부여했다. 사실상 미국의 참전 계기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확전 우려가 높아지고 아랍권 전체의 반발 또한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또한 같은 날 워싱턴 백악관 집무실에서 대국민 연설을 갖고 이스라엘과 우크라이나를 등을 위한 긴급 예산을 의회에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정치매체 액시오스 등은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지원하려던 155m 포탄 수만 발 또한 이스라엘에 보내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 또한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에 지상군을 곧 투입하겠다는 뜻을 거듭 밝혀 중동 전체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 美, 후티 미사일 격추
같은 날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는 역사의 변곡점에 직면했다. ‘테러범’(하마스)과 ‘독재자’(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는 이웃 민주주의 국가들을 절멸시키려 한다는 공통점이 있다”며 “이들이 승리하도록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두 나라를 지원하지 않으면 미국의 리더십 또한 타격 받는다고 지원을 강조했다. 로이터통신 등은 그가 20일 의회에 이스라엘 140억 달러(약 19조 원), 우크라이나 600억 달러(약 81조 원), 대만 등 인도태평양에 70억 달러(약 9조 원) 등의 예산을 요청할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의 지원에 대한 아랍권의 반발 또한 상당하다. 18일 이라크 서부의 아인 알아사드 미 공군기지 또한 이슬람 무장단체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로켓 및 무인기 공격을 받았다. 북부 아르빌의 알하리르 미 공군기지에도 역시 무인기 공격이 가해졌다.
요르단강 서안지구, 이스라엘과 레바논 접경지에서도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세력과 반대하는 세력의 충돌이 끊이지 않는다. 로이터통신은 전쟁 발발 후 서안지구에서만 양측 충돌로 최소 70명이 숨지고 1200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19일 보도했다. 이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으며 정규군에 필적하는 병력과 무기를 지닌 헤즈볼라와 이스라엘이 전쟁을 벌일 것이란 우려 또한 고조되고 있다.
● “가자 북부는 지상군 투입, 남부는 정밀 타격”
니르 바라카트 경제장관 또한 미 ABC 뉴스 인터뷰에서 “군이 미국으로부터 무기가 도착하는 시점에 공세를 시작할 수 있다는 ‘그린라이트(green light)’를 얻었다”고 했다. 이를 감안할 때 지상군 투입 시점은 포탄 등 미국산 무기가 도착하고 날씨 등의 영향이 적을 때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뉴욕타임스(NYT)는 이스라엘군이 14, 15일 지상군을 투입하려 했으나 흐린 날씨로 공중 지원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미뤘다고 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스라엘 싱크탱크 국가안보연구소(INSS)는 이스라엘군이 하마스 본부가 있는 가자지구 북부에서는 지상군 작전을 벌여 하마스 지도부를 사살하고, 남부에서는 민간인 피해를 우려해 외과 수술식 정밀 타격을 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