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5%를 넘어섰다. 지속적인 상승세로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이던 2007년 7월 이후 16년 만의 최고치까지 올랐다. 글로벌 장기 시중금리의 기준점 역할을 해온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의 ‘5% 돌파’ 충격으로 국내 코스피가 2,400 선이 붕괴되는 등 전 세계 주요 증시가 일제히 하락했다.
미국 장기 국채 금리의 상승은 인플레이션과 연방정부 재정 악화, 유럽에 이은 중동에서의 전쟁, 국제유가 상승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미국 정부는 2023회계연도 적자 규모가 이미 2조 달러에 이르는 상황에서 우크라이나, 이스라엘 지원을 위해 의회에 1000억 달러의 예산을 요청할 것이라고 한다. 미국이 자금 충당을 위해 더 많은 국채를 발행하게 되면 국채 가격은 더 하락할 수밖에 없다. 중동 정세의 불안으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15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글로벌 물가 상승 압박마저 더 높아졌다.
5% 선을 뚫은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미국의 고금리가 장기화할 것임을 보여주는 강력한 신호다. 고용과 소비 호조세를 이어가는 미국은 현재 5.5%인 기준금리를 최소 한 차례 더 인상할 것이란 게 시장의 전망이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너무 높다”며 긴축 기조가 오래 지속될 것임을 시사했다. 그 여파는 한국을 비롯한 주요국들의 추가 금리 인상과 주가 하락, 환율 상승 등으로 이어지며 금융시장은 물론 실물 경제까지 흔들게 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