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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잠 순찰차’ 주민에 딱 걸려…경찰청장 표창 날아간 경찰관

입력 | 2023-10-21 08:25:00

지난 8월 서울 용산구 이면도로 나무 그늘에 순찰차가 멈춰 서있다. 채널A


근무 시간에 순찰차에서 낮잠을 자는 상급자와 함께 있다가 근무태만으로 경고 조치를 받은 경찰관이 최근 경찰청장 표창 추천을 받았다가 철회됐다.

20일 채널A에 따르면 서울 용산경찰서 관할 지구대 소속 A 순경은 지난 8월 지하철역 출구에서 순찰 근무를 하게 돼 있었다. 하지만 길가에 순찰차를 세워둔 채 낮잠을 자는 상급자와 함께 차에 타 있었다.

장시간 골목길에 정차된 순찰차를 이상하게 여긴 주민이 차 안을 확인한 뒤 “경찰이 낮잠을 자고 있다”고 112에 신고했다. 감찰 결과 B 경감이 낮잠을 자고 있던 것으로 밝혀졌다.

당시 경찰청장이 흉기 난동 등 잇따른 흉악범죄 대응을 위해 특별치안활동을 선포한 지 9일이 된 시점이었다. 특별치안활동 기간 경계근무 강화 지침에 따르면 경찰관은 순찰차에서 내려 근무하는 게 원칙이다.

낮잠을 자던 B 경감은 지구대에 접수된 주민의 112 신고를 상부 보고 없이 ‘셀프 종결’ 처리하기도 했다. B 경감과 A 순경은 근무태만으로 직권경고를 받았다.

최근 용산경찰서는 경찰의날을 맞아 서장 추천을 거쳐 A 순경에 대한 경찰청장 표창을 상신했다. 경찰청장 표창은 경찰에서 가장 격이 높은 상으로, 서장이 추천하면 경찰청 승인을 받아 확정된다.

용산경찰서와 경찰청 모두 상신 과정에서 A 순경이 직권경고를 받은 사실을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직권경고는 인사 카드에 기록되지 않아 알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의날 표창 계획서에는 ‘조직 이미지를 떨어뜨리거나 민원을 불러일으킨 경우 추천을 제한한다’고 돼 있다. 용산경찰서는 결국 이날 A 순경에 대한 표창 지급을 철회했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