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에 억류됐다가 20일(현지시간) 석방된 미국인 주디스 라난(왼쪽)과 그의 17세 딸 내털리. AP/뉴시스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20일(현지시간) 억류 중인 미국인 인질 2명을 석방했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하마스는 이날 텔레그램에 올린 성명에서 “카타르의 노력에 부응해 알카삼 여단이 미국인 모녀 2명을 인도적 이유로 석방했다”고 밝혔다. 알카삼 여단은 하마스의 군사 조직이다.
지난 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하며 200여 명을 납치해 간 이후 첫 석방이다. 일각에서는 “하마스가 인질들을 다치지 않게끔 하려면 이스라엘이 지상작전을 피해야 한다는 식의 압력을 가하기 위해 석방 시기를 잡은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고 이스라엘 매체 와이넷이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이스라엘 관리들은 풀려난 인질이 미국 국적 주디스 라난과 그의 17세 딸 내털리인 것으로 확인했다.
시카고 외곽 일리노이주 에번스턴에 거주하는 모녀는 이달 친척의 생일파티에 참석하고 유대 명절을 지내고자 이스라엘을 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가자지구 인근 나할 오즈 키부츠에 머물다가 하마스 대원들에게 납치됐다.
모녀의 신병은 가자지구에서 국제적십자위원회(ICRC)에 인계됐으며 이집트를 통해 이스라엘로 이동될 것으로 알려졌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이날 성명을 내고 “하마스의 끔찍한 테러 공격 당시 붙잡힌 미국인 2명의 석방을 확인한다”며 “그들이 곧 가족과 만날 것이라는 사실이 매우 기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카타르와 이스라엘 정부에 감사를 표한다”며 “대통령으로서 전 세계에서 인질로 잡힌 미국인의 안전한 귀환보다 더 중요한 일은 없다”고 덧붙였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은 별도 브리핑에서 “이번 전쟁에서 행방이 확인되지 않는 미국인이 10명 더 있다. 이들 중 일부는 모두 200명으로 추정되는 인질들과 함께 하마스에 잡혀있다”며 “모든 인질은 조건 없이 즉시 석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