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서 승리하면 대통령궁에서 속옷 퍼포먼스” 공약 지켜
‘헐크’ 이만수 전 SK 와이번스 감독이 라오스 야구대표팀 선수들과 ‘속옷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이만수 전 감독은 “선수들과 라오스 비에티안 대통령궁과 빠뚜싸이를 선수들과 함께 돌겠다는 약속을 지킬 수 있어 야구인의 한 사람으로서 감사하다”고 20일 밝혔다.
이 전 감독이 속옷 퍼포먼스를 벌인 건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라오스 야구대표팀이 거둔 역사적 첫 승을 기념하기 위해서다.
2014년 ‘야구 불모지’에 라오스에 야구를 전파하고 나선 이 전감독은 라오스 야구대표팀 스태프 총괄 책임자로 이번 대회에 참가했다.
5년 전 대회인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를 앞두고도 같은 공약을 내걸었지만, 당시 라오스는 1승도 거두지 못하고 탈락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달랐다. 라오스는 지난달 27일 아시안게임 야구 예선 라운드에서 싱가포르를 8-7로 이겼다.
이 전 감독은 2007년 SK 수석 코치시절에도 홈 구장인 인천 문학구장에서 만원 관중을 달성하면 속옷 퍼포먼스를 하겠다고 공언했고, 그해 실제로 이를 지킨 바 있다.
어려움도 있었다. 이 전 감독은 “빠뚜싸이는 라오스의 유명한 전쟁기념관이다. 이러한 곳에서 외국인이 상의를 탈의하고 달리는 건 조심스러운 행동”이라며 “싱가포르에 승리하고 가장 먼저 든 생각이 과연 사회주의 나라인 라오스 정부에서 허락을 해줄지 의문이었다”고 털어놨다.
다행히 이에 대한 허가가 났다.
라오스 여자 야구 대표팀을 맡은 제인내 감독은 이 전 감독에게 연락해 “라오스 정부에서 20일 야구대표팀 선수들과 함께 속옷만 입고 대통령궁과 빠뚜싸이 앞에서 한 바퀴 도는 것을 허락했다. 단 선수들은 속옷이 아닌 마라톤 복장으로 달려야 한다”는 소식을 알려왔다. 캄파이 라오스 야구협회 회장도 “함께 달리겠다”며 동참했다.
덕분에 이 전 감독은 공약을 지킬 수 있었다.
이 전 감독은 “이날 스태프들과 선수들, 여자야구 선수들과 함께 대통령궁이 보이는 빠뚜싸이 앞에서 즐겁고 행복하게 소리 지르며 한 바퀴를 돌았다. 이날 참석한 인원만 40명 정도가 될 만큼 많은 사람들이 참가했다”며 “이날 함께 달린 모든 이들에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마음을 전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