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경 “정청래 잡으라는 얘기 많아”, 정청래 “하태경은 약체, 한동훈 와야”
서울 마포구가 내년 총선 주요 격전지로 부상하고 있다. 부산 해운대구에서 3선을 한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이 험지로 분류되는 서울 마포을에 출마할 것이라는 얘기가 도는 가운데,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출마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마포을 ‘자객 공천’ 이뤄지나
하 의원은 10월 11일 SBS 라디오에 출연해 “정청래를 잡으라는 이야기들이 시중에 많다”면서 “우리 당 수도권 전략과 맞물려서 가야 하며, 어디든 당이 부르는 곳은 갈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이용호 의원 역시 8월 하 의원에게 마포을 출마를 권유했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정청래 의원이 친명(친이재명)계, 민주당에서 가장 입심이 좋은 상징적 인물이라서 거기에 맞상대할 만한 사람이 누구일까. 그런 면에서 하 의원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말한 바 있다.마포을은 보수 정당에 험지로 여겨진다. 18대 총선 당시 한나라당(현 국민의힘) 강용석 후보가 당선했지만, 이후 3번의 총선에서 지역 주민들은 연거푸 민주당 후보 손을 들어줬다. 국민의힘 김성동 전 의원이 당협위원장을 맡으며 19~21대 총선에서 마포을에 출마했으나 번번이 민주당 후보에게 고배를 마셨다. 현재 마포구 현역의원은 친명계로 분류되는 민주당 정청래 의원이다. 그는 17·19·21대 총선에서 모두 마포을 지역구에 출마해 당선했다. 여당 후보 입장에서는 만만치 않은 도전을 해야 하는 셈이다.
정 의원은 10월 10일 KBS 라디오에 출연해 “하 의원은 약체”라며 “여당 대선 주자 1위인 한동훈 장관 정도가 와야 내 의욕이 불탈 것”이라고 말하는 등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실제로 여권에서는 총선이 다가오면서 한 장관에게 역할론을 주문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장관의 인지도가 높은 만큼 총선에서 험지에 출마하는 등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무주공산 된 마포갑
서울 마포갑은 민주당 노웅래 의원이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돼 재출마 가능성이 불투명해지면서 ‘무주공산’이 되리라는 전망이 적잖다. 노 의원은 2020년 인허가 알선, 사업 편의 제공 등 명목으로 사업가 박 모 씨 측으로부터 5회에 거쳐 6000여만 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에 따라 민주당에서는 신현영 의원 외에도 김빈 전 청와대 행정관 등 다수의 원외인사가 출마 의사를 밝힌 상태다.일각에서는 “당이 조 의원의 마포갑 출마에 힘을 실어준 것 아닌가”라는 분석도 나온다. 국민의힘이 8월 31일 공석인 사고 당협 36곳 중 10곳에 대한 조직위원장 인선안을 의결했는데, 당시 이 의원과 최 의원이 마포갑 당협위원장에 지원했으나 조직강화특별위원회가 심사 끝에 해당 지역을 보류 지역으로 남겼기 때문이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연구소 소장은 “마포구의 경우 대규모 고가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면서 중요도가 커졌다”며 “국민의힘 입장에서 수도권 내 세를 확장하려면 최우선으로 승리해야 하는 지역”이라고 말했다. 배 소장은 “정청래 의원과 노웅래 의원 등 민주당 중진의원들이 오랜 기간 자리 잡았던 선거구인 만큼 교체 바람이 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 기사는 주간동아 1411호에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