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중동전쟁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재선 가도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미 유권자들은 바이든 행정부 이스라엘 정책을 지지하면서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더 지지하고 있다.
21일 미 하버드대 미국정치연구소(CAPS)와 여론조사기관 해리스폴이 발표한 온라인 여론조사 가상 양자 대결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지지율 41%로 46%인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5%포인트 낮았다. 지난달 같은 조사보다 바이든 대통령은 1%포인트 줄었고 트럼프 전 대통령은 2%포인트 높아졌다.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를 포함한 가상 3자 대결에서도 바이든 대통령은 33%에 그쳐 트럼프 전 대통령(39%)에게 뒤졌다.
반면 전체 응답자 58%는 바이든 대통령 이스라엘 정책을 지지했고 64%는 미국이 이스라엘을 군사적으로 지원할 책임이 있다고 했다. 여론은 바이든 행정부 이스라엘 정책을 상당히 지지하고 있지만 이 지지가 바이든 대통령 개인에게까지는 미치지 않고 있는 것이다.
바이든 재선 캠프에서는 (중동 및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를 고령 논란을 희석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미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재선 팀은 바이든 대통령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위험한 국제 위기 상황을 처리할 수 있는 경험과 지혜를 가졌다고 주장하면서 (고령이라는) 취약점을 강점으로 바꾸고 싶어 한다”고 분석했다. 자신의 경제 정책 바이드노믹스(Bidenomics)를 재선 캠페인 핵심으로 내세우는 바이든 대통령이 이스라엘 및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 1050억 달러(약 142조 원)를 요청한 것도 이 같은 전략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다. 미 뉴욕타임스는(NYT)는 “이스라엘 분쟁이 앞으로 몇 주, 몇 달 동안 계속 뉴스를 지배한다면 대선 캠페인 성격이 바뀔 수 있다”며 “바이든 대통령은 재선 도전 과정에서 자신을 ‘전시(戰時) 대통령’으로 내세울 수 있다. (다만) 이는 정치적 위험을 수반할 것”이라고 전했다.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