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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려움에 밤새 자다깨다”…이런 증상은 ‘만성두드러기’[몸의경고]

입력 | 2023-10-22 18:15:00

심한 가려움증·부종 6주 이상 지속
수면장애·우울·불안 등 삶의질 '뚝'




“가려워서 하루에 몇 번씩 잠에서 깨 고통스럽다. 잠을 제대로 못 자니 두드러기가 더 악화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만성 두드러기 환자의 호소다. 심한 가려움증과 함께 모기에 물린 것처럼 피부가 울긋불긋 부어오르는 증상이 6주 이상 지속되면 만성 두드러기를 의심해보고 정확한 진단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

22일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에 따르면 만성 두드러기는 두드러기가 6주 이상 거의 매일, 평균 3~5년간 지속되는 질환이다. 국내에서는 약 150만 명의 환자가 만성 두드러기로 고통받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한국의 유병율은 3% 내외로 유럽·북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고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만성 두드러기는 아토피와 증상이 유사해 구분하기 쉽지 않다. 만성 두드러기는 피부가 붉어지고 가려움증을 동반한다. 피부가 부풀어 오르는 부종이 나타나는 것도 특징이다. 반면 아토피는 피부가 붉게 변하고 가려움증이 있다는 점에서 비슷하지만 부종은 없다.

만성 두드러기는 증상이 6주 이상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다 보니 수면장애와 우울감, 불안, 자가면역 질환, 알레르기 질환 등이 동반돼 극심한 고통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많다.

예영민 아주대병원 알레르기내과 교수는 “만성 두드러기는 일상생활 전반에 영향을 미쳐 개인의 삶의 질을 심각하게 위협한다”며 “만성 두드러기 환자의 삶의 질은 중등도 이상의 건선·아토피피부염 환자, 혈액투석 중인 만성 콩팥병 환자, 인슐린 투여가 필요한 당뇨 환자만큼 낮고 특히, 수면 장애가 심한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실제 중증도가 높은 만성 두드러기 환자의 삶의 질을 분석한 결과, 중증 아토피 피부염 환자와 비슷한 0.7점에 그쳤다. 또 중증 건선과 비교 분석한 연구 결과 중증 만성 두드러기 환자의 ▲불안 ▲우울 ▲수면장애 지수는 중증 건선 환자보다 모두 높았다.

만성 두드러기를 일으키는 원인으로는 추위나 햇빛, 만성 염증, 피부 압박, 자가면역 등이 꼽힌다. 만성 두드러기는 난치성인 경우가 많아 평균 3~5년간 중증도에 따른 약물 치료가 필요하다. 항히스타민제나 생물학적 제제(바이오의약품) ‘오말리주맙’, 면역억제제 ‘사이클로스프린’ 등이 처방된다.

특히 고용량 항히스타민제로도 충분한 효과를 보지 못하면 한 달에 한 번씩 투여하는 ‘오말리주맙’이 효과적이지만,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환자들의 적극적인 치료를 받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 지난해 발표된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6개월 이상 항히스타민제 치료로 조절이 되지 않는 중등도 및 중증 두드러기 환자 중 55.8%가 항히스타민 치료를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장윤석 분당서울대병원 알레르기내과 교수(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 총무이사)는 ”만성 두드러기는 장기적으로 중증 질환으로 분류돼 환자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는 제도를 통해 적절한 치료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비급여인 오말리주맙을 처방 받는 환자의 경우 연간 약 640만 원을 부담해야 한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