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3학년 여아가 2학년 여아를 도대체 어떻게 때리면 전치 9주의 상해가 나올 수 있을지 폭행 상황이 잘 그려지지 않는다. 안와골절은 돼야 전치 9주가 나온다. 화장실에서 주먹 리코더 등으로 때려서 얼굴이 피투성이가 됐다고 한다. 초등학교에서마저 그런 일이 벌어진다면 막 유치원을 나온 아이를 초등학교에 보내는 부모의 걱정은 얼마나 클지 그것부터 걱정된다.
▷가해자 여아의 어머니는 딸의 폭행을 일종의 ‘사랑의 매’로 언급했다고 한다. 부모나 교사가 훈육 과정에서 자식이나 학생을 체벌하는 것을 과거 사랑의 매라고 부를 때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고작 초등학교 3학년이 2학년을 때리는 걸 사랑의 매라고 하는 게 제정신일까. 그 집안은 사랑의 매로 전치 9주가 되도록 때리기도 하는가. 전치 9주가 아니라 전치 0주라도 그렇게 부를 수 없다. 딸의 폭행으로 경황이 없었다는 사정만으로는 이해가 되지 않을 정도로 터무니없다.
▷가해자 여아의 어머니는 딸의 학교 출석이 정지된 날 SNS 프로필 사진을 당시 대통령 의전비서관이었던 남편 김승희 씨와 윤석열 대통령이 같이 있는 사진으로 바꿨다. 김 씨는 이벤트 대행회사 대표로 재직하던 중 김건희 여사와 어느 대학원 최고위 과정을 같이한 인연으로 김 여사를 보좌하다가 의전비서관까지 됐다. 딸의 학교 출석이 정지된 날 남편의 위세를 과시할 생각이 들었을 정도라면 웬만한 상황에서는 경황이 없고 할 사람도 아닌 듯하다.
▷세종의 한 초등학교에 아이를 보내는 교육부 사무관이 담임교사에게 자신의 아이는 ‘왕의 DNA를 가졌다’고 언급했다가 자신이 욕먹은 건 물론이고 직장까지 욕먹였다. ‘듣기 좋게 돌려 말해도 다 알아듣는다’는 그 다음 말로 충분했을 텐데 ‘왕의 DNA’를 내세웠다. 터무니없는 표현에 담긴 사고는 서로 통해서 ‘왕의 DNA’를 가진 아이가 만약 친구를 폭행하면 ‘사랑의 매’ 그 이상의 말도 나올 듯하다. 젊은 학부모 세대의 사고가 일부이긴 하겠지만 지독할 정도로 자기중심적이 되고 있다.
송평인 논설위원 pi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