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發 과잉공급-경기 침체 여파… 석유화학 업계 사업구조 재편 속도 롯데케미칼, 범용제품 비중 축소… “태양광 소재 등 고부가제품 집중” SKC “피유코어 매각 대금 4100억… 반도체-친환경 등 신사업 투자”
롯데케미칼 전남 여수공장 전경. 롯데케미칼 제공
롯데케미칼은 최근 중국에서의 범용 석유화학 제품 생산 시설을 모두 정리했다. 올 6월 롯데삼강케미칼에 이어 지난달 롯데케미칼자싱까지 적자 법인을 모두 현지 파트너사에 매각한 것이다.
SKC는 12일 폴리우레탄 원료사업을 매각한다고 밝혔다. 자회사 SK피유코어 지분 100%를 국내 사모펀드인 글랜우드PE에 넘기기로 했다. SK피유코어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325억 원으로 전년 대비 29.9% 감소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해 석유화학 업계는 사업 재편에 나섰다. 롯데케미칼은 범용 제품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현재 60%에서 2030년 40%로 줄일 방침이다. 그 대신 분리막·태양광 소재 등 고부가 제품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SKC는 SK피유코어 매각대금 4103억 원을 활용해 배터리, 반도체, 친환경 등 신사업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기로 했다. SKC는 올해 배터리 소재 동박을 생산하는 말레이시아 공장을 완공할 예정이고 베트남에서는 ‘썩는 플라스틱’인 생분해 소재 생산시설 건설에 나선 상태다.
LG화학은 올 4월 정비 목적으로 나프타 공장인 여수 NCC 2공장을 중단한 뒤 여태까지 재가동에 들어가지 않고 있다. 업계에서는 회사가 해당 공장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돌고 있다. LG화학은 대신 태양광 소재인 POE(폴리올레핀 엘라스토머)나 배터리 양극재 소재인 CNT(탄소나노튜브) 등 고부가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에틸렌 등 기초유분을 비롯해 자본만 들이면 금방 따라잡는 범용제품은 더 이상 중국과의 경쟁에서 승산이 없다”며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이 고부가, 친환경 등 기술로 따라잡을 수 없는 분야로 적극 진출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