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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콜 쏟아진 K콘텐츠… ‘명당’ 1층 입구에 한국관 내줘

입력 | 2023-10-23 03:00:00

방송콘텐츠마켓 佛 칸에서 열려
바이어들 몰리며 달라진 위상 실감
34개 제작사 5345만달러 수출 상담



프랑스 칸에서 열린 밉콤(MIPCOM) 내 한국공동관에서 17일(현지 시간) 진행된 네트워킹 파티에 세계 각국의 방송 콘텐츠 관계자 100여 명이 몰렸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제공


프랑스 칸에서 16∼19일(현지 시간) 열린 제39회 글로벌 방송콘텐츠마켓 밉콤(MIPCOM). 과거 미국, 프랑스 등 ‘콘텐츠 강국’의 전유물이던 1층 입구 ‘명당’을 꿰찬 건 한국공동관이었다. 다큐멘터리 ‘귀족식당’을 제작한 빅하우스엔터테인먼트의 부스엔 사흘간 프랑스TV, 기네스북 등 30여 개 업체 관계자들이 쉴 새 없이 모였다. 이선영 빅하우스엔터테인먼트 대표는 “일류 회사들이 먼저 콘텐츠 아이디어까지 제시하며 공동 제작하자는 러브콜을 보내 놀랐다. 비인기 장르이던 다큐멘터리까지 한국 콘텐츠에 대한 해외의 관심이 높아졌음을 체감했다”고 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국내 방송 콘텐츠 제작사들과 함께 세계 최대 규모의 방송 콘텐츠 마켓 밉콤에 참가했다. 올해 100여 개국 관계자 1만1000여 명이 찾은 밉콤에는 미국 워너브러더스, 영국 BBC스튜디오 등이 바이어로 참석했다. 한국에선 역대 최다인 34개사가 참여했다. 올해 밉콤에서 달성한 총 수출 상담액은 5345만 달러(약 722억 원)로 지난해(3293만 달러·약 445억 원)보다 62%나 늘었다.

한국은 국가 공동관 중에선 유일하게 야외 테라스 부스까지 차렸지만 해외 바이어들이 대거 몰리며 테이블을 추가로 마련해야 했다. KT스튜디오지니 부스를 찾은 중동 지역 최대 통신사 에티살랏의 바이어 메가 쿠카르 씨는 “K드라마는 군더더기 없이 분명한 서사, 팬층이 확보된 배우들이 출연하는 것이 강점”이라며 “작품당 수십 편을 넘기는 다른 아시아 지역 콘텐츠와 달리 6∼12편으로 구성돼 시청자와 배급사 모두에 접근성이 높다”고 했다.

지식재산권(IP)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국내 기업들은 IP 활용도를 높인 콘텐츠로 바이어들의 호응을 샀다. 채널A ‘흐르지 못하는 강 오카방고’ 등 자연 다큐멘터리를 제작해온 와일드테일은 동물 실사화 애니메이션으로 해외 5개사와 수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한종 와일드테일 PD는 “굿즈 제작에 유리하고 향후 인공지능(AI) 기술과도 결합이 가능해 반응이 좋았다. ‘코리안 프리미엄’까지 붙어 기대 이상의 성과를 냈다”고 말했다.

18일에는 해외 관계자 200여 명을 대상으로 국내 기업들의 신작을 소개하는 쇼케이스가 진행됐다. 중소 제작사 글로벌 도약지원 사업에 선정돼 IP 개발을 지원받은 12개사가 참여했다. 배우 변요한 주연 드라마 ‘블랙아웃’(방영 예정)을 제작하고, 드라마 ‘미생’(2014년) ‘시그널’(2016년) 제작에 참여한 이재문 히든시퀀스 대표는 “최근 국내 제작 비용이 급등해 해외 시장을 개척하는 건 필수가 됐다. 밉콤은 가뭄의 단비 같은 기회”라고 했다.

K드라마와 영화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에서 세계적인 주목을 받자 이들 작품에 출연한 주연 배우들이 나오는 한국 예능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민다현 CJ ENM 해외콘텐츠사업팀 부장은 “예전에는 한국 예능을 현지화해 방영하는 계약 위주였다면 최근엔 한국 예능을 그대로 방영하려는 수요가 많아졌다. 디즈니플러스 ‘무빙’의 주연 배우 조인성과 차태현이 출연하는 예능 ‘어쩌다 사장3’에 대한 문의가 쏟아졌다”고 말했다.




칸=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