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응시생 5명중 1명이 반수생
대학중도이탈자도 10만명 넘을듯
신입생 3명중 1명… 내년 더 늘어
다음 달 16일 실시되는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 응시하는 반수생이 역대 최고치인 9만 명에 육박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반수생은 대학에 다니다 수능을 다시 보기 위해 2학기에 휴학을 하고 입시에 재도전하는 수험생을 뜻한다.
정부의 ‘킬러(초고난도 문항) 배제’ 방침과 의대 광풍으로 올해 반수생 규모가 커지면서 대학을 중도 이탈하는 학생 수도 10만 명을 돌파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22일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과 종로학원에 따르면 올해 수능을 응시하는 대입 반수생 수는 8만9642명으로 추정된다. 이번 수능에 접수한 N수생 17만7942명에서 올 6월 평가원이 주관한 모의평가에 접수했던 8만8300명을 뺀 수치다. 2023학년도 8만1116명보다 8526명 늘었다. 평가원이 2011학년도 모의고사 접수 통계를 공개한 이래 최고치다. 올 수능 전체 응시자 수는 50만4588명으로, 응시생 5명 중 1명이 반수생인 셈이다. 반수생은 1학기 휴학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통상 2학기부터 휴학을 하고 수능 준비에 돌입한다. 이 때문에 6월 모의평가에는 대체로 응시하지 않는다.
반수생 규모가 역대 최고치를 찍은 원인은 최근 의대 열풍으로 입시에 재도전을 하는 학생이 증가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 최상위권은 의대 진학을 목표로 반수하고, 중하위권은 상위권대를 노린다. 실패하더라도 다시 다니던 대학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점도 반수의 장점으로 꼽힌다. 더구나 정부가 “올 수능에서 킬러 문항을 배제하겠다”고 선포했다. 최상위권 변별이 약해지면서 상위권 학생들의 반수가 는 것으로 풀이된다.
반수로 입시 재도전에 성공하는 학생이 많아지면 연쇄적으로 대학을 중도이탈하는 학생도 증가한다. 올해 중도이탈 학생이 10만 명을 돌파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024학년도 전국 4년제대 모집 인원이 34만1576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대학 신입생 3명 중 1명꼴로 중도이탈할 수 있다는 얘기다.
대학의 정상적인 운영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해 전국 4년제 대학을 중도이탈한 학생은 9만7177명으로 5년새 가장 많았다. 올 수능을 치는 반수생이 좋은 성적을 거둬 다른 대학으로 빠져나가게 되면 이는 올해 발생한 중도이탈자로 분류된다. 교육부가 올 3월부터 내년 2월까지 중도이탈한 학생 수를 내년 6월 공시하기 때문이다.
특히 정부가 2025학년도 의대 입학 정원 확대를 추진하면서, 내년에는 반수생 수와 대학의 중도이탈 학생 수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반수뿐 아니라 편입까지 늘어날 것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학생들의 대규모 이탈이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