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한국은행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스1
최근 6년 동안 한국은행 직원의 퇴직으로 인해 공적 항공 마일리지 1661만점이 소멸된 것으로 드러났다. 제주도를 1661회, 미국을 무려 237회 왕복할 수 있는 분량이다.
예산 절감을 위해 사용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고 사회 기부에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은으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를 보면 지난 2018년~2023년 7월에 임직원 퇴직으로 소멸된 공적 항공 마일리지는 1661만7530점에 달한다.
연도별로는 2018년 237만4803점, 2019년 251만9095점, 2020년 279만1787점, 2021년 310만3690점, 2022년 348만3801점이 사적 귀속됐다. 매년 증가 추세에 있으며 올해 들어서도 이미 234만4354점이 퇴직과 함께 소멸된 것으로 확인됐다.
공적 항공 마일리지를 가장 많이 가져간 직원은 2021년 5월 퇴직한 A 임원(55만3497점)이었다. 퇴직 직전 5년 동안 34번의 국외 출장을 나갔지만 1점도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어서 B 임원(51만616점), C 임원(33만2933만점), D 임원(30만1188점) 등의 수령액도 컸다. 그런데 B 임원을 제외하고는 사용 사례가 한 차례도 없었다.
한병도 의원은 이날 국감장에서 이창용 한은 총재에게 질의하면서 “총재께서도 지난해 4월 취임 이후 약 10만 마일리지가 적립됐는데 한 차례도 사용하지 않으셨다”면서 “아깝지 않나”라고 꼬집었다.
한은의 내부 규정에 따르면 공적 항공 마일리지는 항공권 확보나 좌석 상향 조정 등에 우선 사용할 것을 권고하는 내용이 존재한다. 문제는 구매 가능한 좌석 등이 제한돼 실제 사용은 저조하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활용 방법이 존재한다는 게 한 의원의 지적이다.
한 의원은 “다른 기관도 사정이 비슷한데 전북도 같은 경우는 소멸 예정인 49만8000마일리지로 장애 영유아 물품을 구입해 주거·복지시설에 기부했다”며 “경찰청도 지난 9월 사회 복지관에 1000만원 상당의 물품을 기부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발권 기관으로서 기부에 인색한 태도를 보였는데 타 기관 사례를 보면 기부에 나서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면서 “검토해 보길 바란다”고 권유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