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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 치르고 하교하던 중학생들, 도로에 쓰러진 시민 목숨 구했다

입력 | 2023-10-23 15:01:00

울산시 동구 일산중학교 2학년 허승빈 학생(왼쪽부터), 김도연 학생, 김명지 사서교사. 일산중학교 제공


울산에서 하교하던 중학생들이 의식을 잃고 쓰러진 시민의 목숨을 구했다.

23일 울산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12일 중간고사를 치르고 하교하던 울산시 동구 일산중학교 2학년 허승빈·김도연 학생은 도로에서 갑자기 쓰러지는 남성을 발견했다.

학생들은 남성이 심정지 상태로 의식을 잃은 것을 확인했다. 허승빈 학생은 곧바로 119에 신고하고, 김도연 학생은 근처 대송동 행정복지센터로 달려가 심장 제세동기를 가져왔다.

남성은 뻣뻣하게 굳은 몸으로 차가 다니는 도로에서 눈을 뜬 채 자가 호흡 없이 의식을 잃은 상태였다. 마침 인근을 지나던 일산중학교 김명지 사서교사가 이 상황을 목격해 학생들과 심폐소생술을 실시했다.

남성은 심폐소생술 3분 뒤 자가 호흡을 시작했다. 학생들은 침착하게 학교에서 배운 대로 119가 현장에 도착할 때까지 20분가량 환자를 살폈다. 이들은 남성이 뒤로 넘어지면서 다쳤던 머리 상처의 피를 지혈했다. 또 구토물이 코와 입으로 넘어가지 않도록 기도를 확보했다.

곧이어 119 구급대가 도착했다. 최초 목격자이자 최초 신고자인 허승빈 학생은 구급대원에게 상황을 침착하게 설명했다. 행정복지센터에서 심장 제세동기를 가져왔던 김도연 학생은 당시 센터 직원에게 응급 상황임을 알려 환자의 거주지, 보호자, 지병 등의 정보를 현장에 온 112 경찰에게 전달할 수 있었다.

환자는 두 학생의 빠르고 정확한 대처로 말을 할 수 있을 정도로 회복한 상태에서 119에 인계됐다.

일산중학교 한민수 교장은 “학교는 매년 학생과 교직원에게 긴급 상황에 대처하는 심폐소생술 교육을 진행한다”며 “위급한 상황에서 겁먹지 않고 학교에서 배운 대로 침착하게 행동한 학생들이 매우 대견하다”고 칭찬했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