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플랜트 수주 계약식 참석 이재용 “사우디 메트로 건설, 네옴 프로젝트 함께해” 정의선 “중동의 ‘자동차산업 메카’ 되도록 노력”
사우디아라비아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3일(현지 시간) 사우디가 추진 중인 신도시 개발 프로젝트 네옴시티에 대해 “한국이 보유한 첨단 도시건설 역량을 결합한다면 양국이 함께 미래 도시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에너지 중심 협력을 다양한 협력 체계로 발전시키려는 양국의 의지에 따라 이날 약 24억 달러(약 3조2500억 원) 규모의 ‘가스플랜트 패키지2’ 사업 계약에 더해 ‘도시 관리를 위한 디지털 폴랫폼’ 구축 등 전통과 첨단을 오가는 협력들이 이뤄졌다.
●3조 원대 ‘가스플랜트’에 ‘디지털플랫폼’ 계약
사우디아라비아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리야드 한 호텔에서 열린 한-사우디 투자 포럼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인사하고 있다. 2023.10.23 [리야드=뉴시스]
윤 대통령은 이날 리야드 네옴 전시관에서 열린 ‘한-사우디 건설협력 50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한국과 사우디가 굳건히 다져온 토대 위에 기술 변화 및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는 새로운 인프라 경제협력의 미래를 함께 열어가야 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나드미 알 나스르 네옴컴퍼니 대표의 안내로 네옴 전시관 내의 더 라인(The Line) 프로젝트 등을 소개하는 전시물을 관람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도 22일 한-사우디 투자포럼 사전환담에서 “사우디는 삼성으로서는 매우 중요한 시장”이라며 “ 휴대전화 사업뿐 아니라 사우디 최초의 메트로 건설사업, 네옴 프로젝트도 같이 하고 있어 협력 분야가 무궁무진하다. ‘사우디 비전 2030’ 실현도 노력하겠다”고 협력 필요성을 강조했다.
행사에서는 아람코가 보유한 중동 최대 셰일가스 매장지인 자푸라 지역에서 현대엔지니어링과 현대건설이 천연가스를 정제하는 플랜트를 건설하는 사업인 ‘자푸라2(Jafura2)’ 가스플랜트 건설 사업 계약이 이뤄졌다. 지난해 11월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의 방한 이후 지속되어 온 양국 정상 간 신뢰의 성과로 6월 아미랄 프로젝트(약 50억 달러) 수주에 이은 성과다.
기념식 부제인 ‘알울라-카이바르에서 네옴까지’는 1973년 삼환기업이 한국 기업 최초로 사우디에서 알울라-카이바르 고속도로 사업(약 2000만 달러)을 수주한 해로부터 50년이 지난 것을 기념하는 의미가 담겼다.
● 尹 “한-사우디, 공동 개발 공동 생산시대”
사우디아라비아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리야드 페어몬트 호텔에서 열린 한·사우디 투자포럼에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악수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3.10.23
윤 대통령은 또 킹사우드대에서 학생 2000여 명을 대상으로 연설했다. 이곳에서 연설한 외국 정상은 윤 대통령이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자동차 산업 협력에 대한 질문에 현대자동차그룹과 사우디 국부펀드(PIF)가 건설하는 반조립 제품(CKD) 자동차 공장을 언급하며 “현대자동차와 사우디가 함께 전기차 공장을 건설하기로 결정한 것은 한국-사우디 경제협력의 새로운 변화의 상징이다. 이제 한국과 사우디는 서로 완제품을 교환하는 게 아니라 공동 개발·생산의 시대로 변화했다”고 말했다. 정의선 현대차 회장도 전날 사전 환담에서 “선대 회장이 사우디 건설사업에 참여한 지 50년 만에 현대차가 사우디 전기차 사업에 진출하게 되어 감회가 새롭다”며 “단순히 제품 판매 시장이 아니라 사우디가 중동의 자동차산업 메카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또 사우디 왕립과학기술원에서 개최된 ‘한-사우디 미래기술 파트너십 포럼’에 참석해 “4대 분야(디지털, 청정에너지, 바이오헬스, 우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가진 한국이 사우디와 연대하면 지속가능한 성장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리야드=장관석 기자 j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