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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빵사 꿈꾸던 23세, 6명에 새 삶 주고 떠나

입력 | 2023-10-24 03:00:00

정희수씨, 뇌사 판정에 장기기증
어머니 “빛과 소금으로 기억되길”




제빵사를 꿈꾸던 20대 여성이 뇌사 장기기증으로 6명에게 생명을 선물했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정희수 씨(23·사진)가 8월 19일 고려대안암병원에서 심장과 폐, 간, 콩팥을 기증하고 세상을 떠났다고 23일 밝혔다.

유가족에 따르면 정 씨는 서울에서 2녀 중 막내로 태어나 온 가족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랐다. 정 씨는 고등학교 졸업 후에는 바리스타 일을 했는데 오전 7시인 출근 시간을 한 번도 어긴 적이 없을 정도로 성실했다. 최근엔 제과제빵에 관심을 두고 공부를 해왔다. 밖에서는 쑥스러움을 많이 타는 성격이었지만, 가족과 지낼 땐 정이 많고 쾌활했다고 한다.

정 씨는 7월 30일 집에서 갑자기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다. 하지만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끝내 뇌사 상태에 빠졌다. 정 씨의 어머니 김혜정 씨는 “딸을 살릴 수 있다면 제 심장이라도 주고 싶었다. 딸이 빛과 소금처럼 좋은 일을 한 사람으로 기억되길 바란다”라며 기증을 결심했다.

문인성 한국장기조직기증원장은 “꿈을 미처 다 펼쳐보지도 못하고 떠난 정 씨와 다른 이들을 걱정하는 마음에 기증 결심을 해주신 유가족에게 다시 한번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