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올 1.9-내년 1.7% 전망 본격 저성장 국면 진입 신호
한국 잠재성장률이 올해 처음 1%대로 떨어지는 데 이어 내년에 1.7%로 추가 하락할 것이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전망이 나왔다. 내년 1.7% 전망치는 우리보다 경제의 성숙 단계가 높고 규모가 훨씬 큰 미국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저출생, 고령화와 더불어 낮은 생산성이라는 구조적 요인이 한국 경제의 기초체력을 약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강준현 의원이 한국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6월 OECD는 한국의 올해와 내년 잠재성장률을 각각 1.9%, 1.7%로 추정했다. OECD의 잠재성장률 전망에서 한국이 2%를 밑돈 것은 처음이다. 잠재성장률은 노동, 자본 등 생산요소를 총동원해 물가 상승을 유발하지 않고 달성할 수 있는 최대 성장률을 말한다. 잠재성장률이 1%대로 떨어졌다는 것은 본격적인 저성장 국면에 접어들었음을 뜻한다.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계속 떨어지는 반면에 미국은 올해 1.8%에서 내년엔 1.9%로 오히려 한국보다 높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OECD의 2001년 이후 통계에서 한국 잠재성장률이 주요 7개국(G7) 국가에 미치지 못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잠재성장률한 국가가 노동, 자본 등 생산요소를 총동원해 인플레이션을 일으키지 않고 최대로 달성할 수 있는 성장률.
“한국 잠재성장률 10년새 반토막”… 인구감소-생산성 저하 영향
잠재성장률 첫 1%대
GDP 증가율, 잠재성장률에 못미쳐
이창용, 국감서 “경기침체기 맞다”
이민자-여성 고용확대 등 대책 시급
GDP 증가율, 잠재성장률에 못미쳐
이창용, 국감서 “경기침체기 맞다”
이민자-여성 고용확대 등 대책 시급
전문가들은 저출생·고령화 현상에 따른 경제인구 감소와 더불어 생산성 저하가 한국의 잠재성장률을 끌어내렸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이민 인구 유입이나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 제고 등의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총재도 “한국이 3, 4% 성장률을 보기는 어렵겠지만 미국도 2% 성장을 하는데 ‘일본처럼 0%대 성장을 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건 너무 소극적”이라며 “여성이나 해외 노동자 인력을 끌어들이는 등의 노동시장 개혁을 통해 장기적 경제 성장률 목표를 2% 이상으로 삼고 싶다”고 말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총인구는 2020년 5183만 명에서 2040년 5019만 명, 2060년 4262만 명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생산가능 인구도 2020년 3738만 명에서 2040년 2852만 명, 2060년 2066만 명으로 줄게 된다. 적극적인 이민 정책과 더불어 여성 고용 확대 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에 따라 각종 규제를 혁신하고, 기술개발과 경영혁신을 지원하는 대책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예컨대 수도권 공장 증설 규제나 금융 규제 등이 생산성을 악화시키고 있다는 것. 고용 유연성을 확보해 노동 생산성을 높이고, 한계기업을 구조조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생산성을 저해하는 규제를 줄이고 혁신 기업들이 활동할 수 있는 경제 생태계를 마련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잠재성장률 하락에 대응해 단기 대책보다 중장기적인 경제구조 개선에 초점을 맞출 방침이다. 기획재정부 당국자는 “단기적으로 잠재성장률 제고를 위한 특단의 대책을 만들기는 쉽지 않다”며 “정부는 매 분기, 매 연도 나오는 성장률보다는 중장기적으로 성장률 하락세를 완화하기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는 기조 아래 노동인구 문제 등을 포함한 전반적인 경제구조 개선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