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 사실로 명예 훼손” 옵티머스 설립자, 가세연 상대 손배소 패소

옵티머스자산운용(옵티머스) 설립자 이혁진 씨가 유튜브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와 언론사를 상대로 낸 20억 대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패소했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14부(부장판사 서보민)는 이 씨가 가세연과 언론사 3곳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최근 원고패소 판결을 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보도 내용과 영상들은 옵티머스 사태의 발생과 관련해 정치권의 기여도가 있을 수 있다는 의혹을 제기한 것으로, 비판적인 관점에서 한 의견 표명에 해당할 수 있다”며 “이 씨가 주장하는 허위 사실이 적시됐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원고패소 판결을 했다.

이어 “이 씨의 배우자가 운영하는 사업과 미국 내 집 주소 등을 보도해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을 침해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어떤 사업을 운영하는지나 장소에 대한 언급이 없는 점, 집 주소를 소개하기는 했으나 원고 가족을 특정하지는 않은 점 등을 고려하면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침해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 전 대표는 2009년 4월 옵티머스를 설립했지만 경영권 분쟁 끝에 김재현 전 대표에게 회사를 넘겨주고 2017년 7월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이후 현재까지 미국에 체류 중이다.

하지만 2020년 회사가 펀드 환매 중단으로 논란에 휩싸이며, 김 전 대표뿐만 아니라 이 전 대표에게도 관심이 쏠렸다.

옵티머스 환매 중단 사태는 2020년 6월 운용사인 옵티머스가 안정적으로 여겨지는 관공서·공기업 매출채권에 투자한다며, 실제로는 대부업체 등 비상장사가 발행한 사모사채에 돈을 투자하며 3300명으로부터 5000억 원대 금액을 편취해 피해를 발생시킨 사건이다.

이 사태로 이 전 대표에 대해서도 논란이 불거졌는데, 당시 일부 언론은 이 전 대표가 문재인 전 대통령 등 집권 세력이었던 더불어민주당 인사들과 유착관계를 형성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가세연은 이 전 대표가 문 전 대통령과 귓속말하는 사진,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등과 찍은 사진 등을 방송에서 보여주고, “정권 실세들과의 관계를 부인할 수 없는는 모습”이라며 환매 중단 사태와의 관련성을 보도했다.

이에 이 씨 부부는 “허위 사실 보도로 명예가 훼손됐고 사업체 매출이 급감하는 등 피해를 봤다”며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polaris2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