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의대 설치 현황. 뉴스1
“연봉 4억원에서 5억원을 내세워 전남으로 오라 해도 1년 넘게 의사를 구하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의료취약지인 전남에서 30년이 넘도록 병원을 운영한 병원장 A씨의 하소연이다.
A씨의 병원은 하루 평균 600여명의 환자들이 진료를 받기 위해 찾고 있다. 많은 환자들을 진료하다보니 의료인력들이 피로도가 누적이 심한 상황이다. 일부 의사들은 개원을 위해 병원을 떠나기도 했다.
A원장은 “30여명이 되는 의사들 중 5명이 결원된 상태”라며 “업계 최고 수준에 맞춰 수억원의 연봉을 준다고 했지만 아직도 의사를 구하지 못했다. 간호인력도 마찬가지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다보니 현재 남아있는 의료인력에게 진료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A원장은 사람이 구하기 힘들다보니 임금은 올라갈 수밖에 없고, 임금이 올라가면 그만큼 경영에 압박이 들어오는 악순환이 되풀이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60% 가까이 된다”며 “이러다보니 시골에서 병원을 운영하는 것이 점점 힘들어진다”고 토로했다.
B원장은 “저희 병원이 있는 섬은 저부터 병원에서 24시간 먹고 자기 때문에 야간에 응급상황이 생기더라도 어느 정도 해결이 가능하다”며 “하지만 일부 섬의 경우 야간에 병원에서 응급상황인지 확인하거나 응급조치를 취해 상급 병원으로 이송하는 것이 안돼 119 등이 목포에 있는 종합병원으로 이송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닥터헬기로 이송 시간이 단축되는 등 일부 좋아진 점이 있지만 야간에는 헬기 운행이 어려운 상황이다”며 “배를 이용하더라도 파도가 높거나 바람이 심하게 불면 배도 뜨지 못하기 때문에 열악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일부 주민들은 몸이 안좋을 것 같으면 미리 종합병원이 있는 목포로 나간다”고 말했다.
그는 “의료인력을 구하는 것도 어려움이 있다”며 “저 같은 경우는 공보의 2명을 배정 받았지만 인건비 문제로 1명만 받고 있는 상태다”고 덧붙였다.
전남은 공중보건의의 지속적인 감소 등으로 인해 공공의료원이나 지역병원의 필수의료인력 구인에도 난항을 겪는 등 공공의료시스템 유지가 어려운 상황이다.
노인과 장애인 등 의료취약계층의 비율이 높아 의료수요가 높지만 의료접근성이 취약한 지역이 많다. 노인 비율은 25.2%로 전국 평균 18%를 훌쩍 넘어섰고, 장애인 비율도 전국 5.1%보다 높은 7.5%를 기록하고 있다. 기대수명도 80.7세로 전국 17개 광역단체 중 최하다.
여기에 유인도서 276개소 중 의사가 없는 섬이 161곳으로 58%를 차지하고 있다. 응급의료취약지역도 전국 89곳 중 17곳으로 가장 많다. 산부인과가 없어서 헬기를 이용해 병원을 가는 일은 다반사다.
이에 전남도는 지역 의료인력 확보와 필수·응급의료 지역완결체제 구축 등을 위해 국립의대 신설을 촉구하고 있다.
전남도 관계자는 “국립의대 신설이 생명권이나 의료 격차 해소, 균형발전, 인구소멸 등과도 맞물려 있는 것을 알리는 등 전남에 의대가 설립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무안=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