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오후 강원 원주시의 한 약국 입구 주변에서 사람들이 약을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2023.10.23/뉴스1
‘아이 데리고 병원을 찾아 2~3분 진료를 받고 약까지 받는데, 4시간 정도 걸린 것 같아요. 의료산업으로 이름을 알리는 원주인데, 휴일 진료를 받기가 이렇게 어렵네요.’
지난 22일 일요일 오후 4시. 강원 원주시의 한 의원 앞 약국 주변에서 아이들의 손을 잡은 상당수 부모들이 얼굴을 붉혔다. 약국 의자는 만석을 이뤘고, 그 밖 길까지 대기하는 행렬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대체로 의원에서 진료 대기시간으로 약 1시간 정도 소요한데다, 약국에서도 40분 가까이 시간을 보내면서다. 당시 그 의원 내부 역시 2개 진료실 앞에 약 40명의 인원이 대기 중인데다, 병원 밖에서도 진료대기 환자들이 줄을 이었다.
지난 22일 오후 강원 원주시의 한 의원 주변 주차장이 환자와 그 가족들 등의 차량으로 만차 수준에 육박했다. 2023.10.23/뉴스1
이날 아이를 데리고 의원을 찾은 A씨(40대)는 “의원에서 몇 분 진료를 받으려고 수십 명의 앞선 대기자를 기다렸다”면서 “그런데 약국에서도 기다리다 지쳐 물어봤더니, 최소 30분은 더 기다려야 한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부모 B씨(30대)는 “여기 오기 전 낮에 오후 진료가 가능한 다른 의원을 찾았는데, 벌써 진료예약이 마감돼 또 다른 의원을 찾다가 여기로 왔다. 그런데 또 기다려야 했다”면서 “수십 명의 대기인원에 이어 약국에서도 줄을 서다보니 저녁시간이 다 됐다. 의원 찾아 약을 받기까지 4시간 이상을 소요하는 등 휴일을 날린 기분”이라고 인상을 찌푸렸다.
의원의 한 관계자는 “일요일 같은 주말이면 하루 수백 명의 환자가 몰린다. 제때 순서를 못 기다리고 자리를 비우면 곤란해지는 사례가 있을 정도”라며 “휴일마다 환자들 접수에 업무가 과중하다”고 말했다.
지난 22일 오후 강원 원주시의 한 약국 입구 주변에서 약을 받기 위해 대기하는 환자 등이 있다. 2023.10.23/뉴스1
또 일요일 진료가 가능한 ‘내과’ 명칭을 사용한 의원 역시 시내 2곳뿐이고, 이외 소아청소년과와 내과를 뺀 일반 의원급 종합 진료시설 중 일요일 진료 가능 의원 수(한의원, 산부인과, 여성, 외과 제외)도 2곳뿐이었다.
원주시보건소의 한 관계자는 “응급의료기관 외에 감기 등을 진료하는 의원급의 일요일 진료는 시 차원에서 대응할 수 있는 부분이 현재까지 없는 상황”이라며 “현재로서는 의사단체에서 나서야 방법이 있지만, 절차상 여러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원주=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