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인증 중고차 사업 개시 견적-계약-배송 모두 온라인으로… 기아도 내달 인증 중고차 서비스 코오롱모빌리티, 7년 보증 상품도… 롯데는 렌터카 형태 중고차 제공
현대자동차의 인증 중고차 사업이 본격 출항했다. 국내 제조사가 직접 차량 매입과 진단, 정비 및 판매를 수행하는 인증 중고차 서비스는 이번이 처음이다. BMW와 아우디, 볼보의 중고차 판매와 애프터서비스(AS)를 위탁 운영하는 코오롱모빌리티는 이에 대응하기 위해 중고차 점검 및 수리를 일정 기간 보증하는 신규 상품을 내놨다. ‘레몬마켓(저급품만 유통되는 시장)’으로 분류되던 국내 중고차 시장에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는 평가다.
● 첫발 뗀 현대차 인증 중고차 사업
24일 현대차는 자사 인증 중고차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식 홈페이지와 애플리케이션(앱)을 열었다. 2020년 10월 중고차 시장 진출을 공식 선언한 지 3년 만이다. 견적과 계약, 배송 등 구매 과정이 모두 온라인에서 이뤄진다. 소비자가 중고차 구매를 결정하면 경기 용인시와 경남 양산시의 현대차 인증 중고차 센터에서 차량이 출고되는 방식이다.현대차의 서비스가 시작된 날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은 통상 5년 미만(주행거리 10만 km 미만)으로 설정되는 중고차 점검 및 수리 보증 기간을 7년(14만 km)으로 늘린 새 상품 ‘702 케어플러스’를 선보였다. 가입자들은 40여 개 AS센터에서 점검을 받을 수 있다.
국내 렌터카 시장 점유율 1위(1분기 21.2%)인 롯데렌탈은 앞선 8월 장기 렌터카 형태로 중고차를 제공하는 ‘마이카 세이브’ 상품을 출시했다. 온라인으로만 중고차 서비스를 제공하던 엔카닷컴은 오프라인 매장을 열어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3월 경기 수원시에 엔카믿고센터 1호점을 연 데 이어 경기 고양시의 일산 매장과 경남의 양산 매장을 추가했다. 엔카닷컴은 고객과의 접점 확대를 위해 오프라인 매장을 더 추가하겠다는 방침이다.
● “피치 마켓으로의 진화 기대”
중고차 시장은 경기 침체에 따른 자금 경색과 고금리 여파 등으로 지난해 하반기(7∼12월)부터 움츠러들었다가 올해 점차 되살아나는 분위기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가 ‘메기’ 역할을 하면서 중고차 시장이 모처럼 기지개를 켤 것이란 기대를 내놓고 있다.중고차 시장 경쟁 심화로 서비스 혁신이 앞당겨질 것이란 분석도 있다. 시민단체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그간 국내 중고차 시장은 허위·미끼 매물, 주행거리 조작, 불투명한 중고차 가격 정보 등으로 혼탁하고 낙후된 시장으로 평가받았다”며 “대기업의 시장 참여로 더 이상 레몬마켓이 아닌 피치마켓(우수 재화와 서비스가 거래되는 시장)으로 변모하는 계기가 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